눈에 띄는 것이 총감독과 감독보조 선임이다. 홍어축제가 19년 진행되는 동안 처음으로 전문가 그룹으로 실행조직과 운영시스템을 구축했다.

 

그러나 이번에 도입된 총감독 제도는 예산만 축낸, 불필요한 인선이었다는 비난이 축제 전부터 일부 축제추진위원들과 홍어상인들 사이에 흘러나왔다. ‘산지기 거문고’에 ‘선무당 사람 잡았다’는 혹평마저 쏟아졌다. 총감독 1천만 원, 감독보조 두 명 5백만 원 등 이들에게 지급된 인건비만 1천5백만 원이다. 홍어축제 예산(시보조금) 1억7천만 원의 10%에 가까운 액수다.

 

지역축제를 관광 상품화하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마다 독특한 문화적 전통과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그 지역만의 독특한 축제를 개발하는 것이다. 국내외 성공한 유명축제는 모두 그들만의 특색과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유례없는 총감독까지 선임한 이번의 홍어축제는 나주의 독특한 문화적 전통과 영산포 숙성홍어를 기반으로 하는 영산포만의 독특한 축제를 개발하는데 실패했다. 

 

지역축제의 목적은 지역의 상품, 문화, 역사, 자연 등의 지역자원을 활용하여 지역을 알리고 지역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하지만 19회 영산포홍어축제는 지역축제의 목적과는 동떨어진 축제였다. 오죽하면 홍어축제가 아닌 평범한 시골 5일 장을 연상시켰다는 비난이 들끓었다. 

 

1억7천만 원의 나주시 예산이 투입된 정산서를 보면 더 가관이다. 총감독과 감독보조 인건비 1천5백만 원, 축제홍보 1천4백5십2만 원, 개막공연 출연진 섭외 1천3백만 원, 이름도 생소한 야간체류형 콘텐츠:홍어미디어 샤파드 1천9백28만 원,홍어댄스 미디어공연 1천5십만 원 등 축제 본연의 목적보다는 총감독의 어설픈 기획과 연출에 거액이 지출됐다는 지적이다. 

 

특히 홍어축제 수입지출 내역서를 보면 홍어연합회와 야시장 등 수입이 3980여만 원, 지출이 3천8백여만 원인데 그중 ‘식권 외’ 지출이 1663만원, 실무/추진위 식대가 255만 원으로 식권 및 식대로 1천9백여만 원이 지출됐다.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홍어축제였는가를 의심케하는 대목이다.

 

또한 축제 홍보에 1천4백여만 원이 들어갔는데 그 흔하디흔한 축제 홍보 현수막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혁신도시를 비롯해 나주 들어오는 입구 등에 현수막 한 장 없는 홍어축제였다. 축제 당일, 빛가람동 주민이 나주투데이에 “홍어축제 언제하느냐”는 문의 전화가 올 정도로 홍보는 부실했다. 

 

특히 홍어와 관련한 즐길거리, 볼거리도 턱없이 부족했다. 행사장 전체 부스의 3/2 이상이 야시장 먹거리였고 가격통제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볼거리라고 해봤자 홍어축제와 연관성이 없는 ‘품바쇼’밖에 없었다. 홍어 관련 체험이나 시식 등은 눈에 띄지 않았다. 

 

주차장도 “주차통제만 있었지, 주차 안내는 없었다”는 외지인들의 볼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한마디로 ‘19회 영산포홍어축제’는 총체적 부실이었다는 지적에 자유스러울수 없게 됐다. 그나마 영산홍어 강건희 사장이 자체 예산으로 진행한 홍어 관련 식품 시식 행사가 홍어축제의 위신을 살렸다. 

 

홍어축제의 공공성, 행사 주체의 책임성을 높여 성공적인 축제로 시민들의 문화적 만족도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축제 전반에 대한 공개적인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번 홍어축제가 축제의 기본방향과 취지에 적합했는지, 축제에 사용된 예산은 공정하게 집행되었는지, 지역발전에 얼마나 이바지했는지 등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 이는 나주시 재정 낭비를 막을 뿐만 아니라 홍어축제의 지속적인 투자 타당성 검토에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나주시의 영산포홍어축제에 대한 철저한 평가와 전면적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