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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고 또 부르고 싶은 이름 “엄마”
김현 객원기자  |  kimhyun15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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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3호] 승인 2023.04.24  01: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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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 객원기자

엄마는 5일 장에서 생선 장사를 하시며 우리 5남매를 키우셨다. 어릴 적 아침에 일어나면 엄마는 없고 바로 위의 언니와 등교 준비를 해야 했다. 새벽에 기차를 타고 목포까지 다니시면서 생선을 사 오시던 때라 아침마다 엄마 없이 등교 준비를 해야 했다. 

엄마의 손에는 항상 생선 비늘이 붙어있었고, 몸에서는 생선 비린내가 났다. 좀 더 시간이 지나서 아침에 여유가 생긴 엄마는 날마다 어린 자식들의 등교가 맘에 걸린 것인지 아침 잠깐의 여유를 이용해 집에 있는 자식들을 학교 보내고 장사하러 가셨다. 

손마디는 굵디굵어졌고, 힘줄은 툭 튀어나와 있었다. 어린 나는 엄마들 손은 당연히 그런 줄 알았다. 어느 가을 아버지 계 모임에서 해남 여행을 다녀와서 힘이 드셨는지 몸에 탈이 났었다. 엄청 많은 피를 쏟으며 기력이 없는 엄마를 보고 있으려니 엄마가 곧 돌아가시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고 무서웠다. 다행히 치료받고 엄마는 다시 씩씩하게 일도 하시고 동네 아줌마들과 놀러도 다니고 하시면서 건강을 되찾았다.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우리 엄마가 다시 살아나 준 것이 정말 감사했다. 
 
초등학교 때 우리 엄마는 내 또래들의 엄마들보다 나이가 많았다. 나이 많은 엄마라도 학교 운동회에 와서 함께 먹는 점심은 너무 기분 좋은 경험이었다. 어릴 적 머리는 항상 꼬불꼬불 파마머리였고, 꼬불꼬불하게 해야 오랜 간다며 짧게 자른 머리를 아주 꼬불하게 말아서 항상 아버지에게 핀잔을 듣곤 하셨다. 파마머리가 풀리고 머리가 자라면 또다시 꼬불꼬불한 파마를 하셨다. 
 
중학교 가고 고등학생이 되면서 엄마의 흰머리가 하나둘씩 늘어나고, 머리카락이 가늘어졌다. 얼굴선을 타고 하얗게 센 머리에 염색약을 섞어서 칫솔에 발라 염색했다. 뒷머리를 바를 때면 자기가 못 바르니 항상 내게 바르라고 해서 고등학생 때는 전체 염색을 해줄 때가 많았다. 나이가 들면서 엄마는 당뇨에 걸려 한 번 상처가 나면 병원에 가서 항생제 주사를 맞아야 조금씩 좋아졌다. 
 
작은오빠를 교통사고로 잃고 혈전을 치료하기 위해 복용한 약이 잘못되어 내장에서 지혈이 되지 않아 혈액이 계속 소화되니 혈당이 500이 넘어가 그로 인한 쇼크로 돌아가실 뻔했다. 몸이 축 늘어지고 눈에 힘이 빠진 엄마는 너무 가엽고 불쌍했다. 
 
자식들 키우느라 자기 몸보다 자식들 돌보는 게 낙이었던 우리 엄마. 어릴 적 가끔 술 몇 잔에 엉엉 울던 엄마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얼마나 힘든 일이 있었기에 어린 자식 앞에서 울었던 걸까? 그다음 날은 언제 그랬냐는 듯 아무렇지도 않게 씩씩해지는 우리 엄마! 돌아가신 지 10년이 지나가지만, 엄마의 마지막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힘없는 눈동자에 간신히 숨을 유지하면서 깊은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던 눈빛이 아직도 기억에 선하다. 무슨 말을 하고 싶었을 텐데 말할 기력조차 없었고 약 기운에 간신히 숨만 붙어있었다. 손잡아 주고 찬송가를 불러주며 진통제를 맞고 잠들었던 엄마는 한 번 내쉬는 큰 숨과 함께 이승에서의 생을 마감하셨다. 병원에서 약에 취해 맞이하는 죽음은 참 허망하고 안타까웠다. 
 
아무런 대화나 교감 없이 힘없고 늙어서 마르고 병든 노모의 육신에서 영혼이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며 한 편 너무 아쉬웠고, 한 편으로는 안도하였다. 내가 이제 엄마만큼 나이가 들어가니 문득문득 엄마 모습이 더 떠오른다. 아련히 사라져가던 모습이 또렷해질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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