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19 개량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다음 주부터 '집중 접종 기간'을 운영한다. 재유행 시계는 빨라졌는데 고위험군 접종률마저 저조해 보이자 유인책을 꺼낸 것인데, 전문가는 더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17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날 기준 동절기 추가접종 대상자의 4.3%가 접종에 참여했다. 현재 유행하는 오미크론 변이 BA.5에 대응하는 화이자 개량 백신 접종이 지난 14일 시작됐지만, 일일 접종자 수는 9만 명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고령층과 요양병원 입소자 등의 접종률이 여전히 저조한 상황이다. 이들은 동절기 추가접종 1순위라 지난달 11일부터 접종을 받을 수 있었지만, 감염 취약 시설 접종률은 11.0%, 고령층 접종률은 13.2%에 그쳤다.

다음 달 최대 20만 명 규모의 7차 재유행이 발생하면 고령층과 집단시설을 중심으로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급증할 수 있어 고위험군 면역력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위중증 환자, 사망자 지표 악화는 이미 시작됐다. 주간 위중증 환자 수는 10월 4주 238명→11월 1주 294명→11월 2주 349명으로, 주간 사망자 수는 10월 4주 22명→11월 1주 32명→11월 2주 38명으로 계속 늘고 있다.

정부가 11월 21일~12월 18일을 '추가접종 집중 접종 기간'으로 지정하고, 이 기간 동안 고령층 접종률 50%, 감염 취약 시설 접종률 6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은 이런 까닭이다.

중앙재난대책본부는 지방자치단체의 접종률 제고 계획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접종률이 높은 지자체와 기관에는 포상과 지원금을 지급해 접종을 유도할 계획이다.

접종자에게는 템플스테이 할인, 고궁·능원 무료입장 등 혜택을 제공한다. 사전 예약 없이 병원에 가면 바로 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백신 물량을 넉넉히 풀어 접종 편의성도 높일 방침이다.

요양병원과 시설에 대해서는 3ܪ차 접종일 또는 확진일로부터 4개월이 지났다면 2가 백신을 추가로 맞아야 외출·외박을 할 수 있도록 방역 지침을 강화한다.

정부는 일련의 대책을 내놓으며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으나, 백신 피로도를 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 접종 의사가 있는 분들에게는 기분 좋은 인센티브가 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국민을 설득하기에는 매력적이지 않은 대책"이라고 진단했다.

엄 교수는 "겨울철은 호흡기 질환에 의한 중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계절인데다 심혈관계 질환 환자도 많다. 중환자실이 모자라 환자들이 치료를 제대로 못 받아서 돌아가실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하며, "백신 접종이 반드시 필요한 고령층을 상대로 반복적으로 설득해 접종률을 최대한 올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백신에 관한 연구는 아니지만, 주치의가 백신 접종을 권고하는 것이 가장 강한 동기부여가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만성질환자나 고위험군 환자를 보는 의사들이 접종을 권고할 수 있도록 의료계 통해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