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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間東廨一叢開 세 칸의 동한에 한 무더기 피었는데
太守携尊喜客來 태수가 술단지 들고 객이
옴을 기뻐하네
坐散不須移彩席 되는대로 앉으니 채색 자리로 옮길 필요 없는데
薔薇花下有靑苔 장미꽃 아래에는 푸른 이끼가
돋았구나.
이 시는 나주목 관아의 조경식물 가운데 장미도 있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지난 호에서 소개드린 수연과 함께 관아의 이곳저곳에는 다양한
수목과 꽃들이 절기에 따라 자태를 뽐내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지금까지 남아 있는 당시의 조경식물은 금성관과 나주향교의 은행나무와 목사내아의 팽나무 향청 앞의 느티나무 정도가 유일한 나무가
아닌가 합니다.
이들이 말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들려줄 것인데 하는 부질없는 생각도 해봅니다. 이 시의 내용을 살펴볼까요. 동헌 한켠에
장미가 무더기로 자라고 있다가 철을 맞아 그 자태를 뽐내고 있는 시간에 목사가 나주의 지인들을 불렀나 봅니다.
장미 구경이나 하면서 한잔하자고 말입니다. 아마도 격의 없는 사이였던 것 같습니다. 모인 사람들의 신분에 구애 없이 되는대로 착석하고
목사가 내어온 술 한 잔 돌리고 나서 장미를 바라보는데 장미꽃과 잎사이로 푸른 이끼까지 보인다고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동헌은 지금의 금계매일시장을 중심으로 하는 공간입니다. 지금도 남아있는 것 동헌 시설은 동헌의 정문인 정수루와 목사
내아입니다.
나주시에서는 나주목관아지를 사적으로 지정하여 체계적이고 신속하게 복원정비를 위해 사적지 지정을 추진하고 있는데 지난 4월 21일
문화재청장님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나주목관아지를 현지 조사하여 8월경에는 사적지정 여부가 가려질것으로 보입니다.
지금은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져 버린 나주목관아의 건물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製錦軒 : 나주목사가 공무를 보던 동헌이다. 위치는 금계동 33-1번지 일대로 현재는
나주 목사내아 대문이 들어선 곳이다. 이곳을 외동헌이라 한다. 일제 때는 잠시 잠업전 습소로 쓰이기도 하였다.
內 衙 : 흔히들 나주목사 내아라고 한다. 내동헌으로 목사의 관저이다. 처음 건립연대를
알 수없으나 본체 상량문에 1825년(순조25)에 건립하였다는 기록이 보인다. 문간채는 1892년(고종29)에 건립하였다. 이 집의
명칭은 홍재응목사(1860~1862)가 금학헌(琴鶴軒)에서 죽었다는 읍지의 기록으로 보아 내아는 금학헌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 홍재응목사의
편지를 접한 적이 있는데 편지내용에도 몸이 많이 아프다는 내용이 보였다.
正綏樓 : 나주목 관아의 문루이다. 정면3칸 측면 2칸의 2층 누문으로 1757~1765년
사이에 편찬된 여지도서에는 민백남목사(1753~1755)가 건립하였다고 기록하고 있으나 나주군지에는
우복룡목사가 1603년에 지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鄕 廳 : 향사당이라 불렸다. 목사를 보좌하고 민정을 대표하는 유향소를 두는 곳이다. 대표는 향장, 좌수로
불렀다. 과원동 81-2번지이며 1910년 이후로 금융조합사무소로 사용되다 광복 후 나신면사무소․나주수리조합사무소로 현재는 농업기반공사
나주지사(옛영산강농지개량조합 나주지소)가 있다. 옛 건물은 1970년대에 헐렸다.
州司廳 : 육방이속의 우두머리인 호장과 호방이 사무를 보던 곳이다. 주사 또는 호장청이라 하였다.
금계동 13-2번지로 현재는 나주노인당(이로당)이 있으며 마당에는 오래 된 소나무가 있다.
冊 室 : 수령의 비서역할 하는 이가 회계장부를 정리하고 수령자제의 교육도 맡았다.
이곳 에는 교육용등의 책이 있었기 때문에 책방이라 불렀다. 관리자는 낭청 동헌과 따 로 떨어져 별채로 있었으며 대개 동헌과
내아 사이에 있었다. 이곳에 머문 수령의 아들이 아비의 권세를 빌려 기생을 괴롭히기 일쑤였다.
律生廳 : 법률의 운용을 담당하던 율생들의 집무처
椽 廳 : 길청, 작청, 질청, 인리청 등의 별칭 이방 예방 병방 공방 등의
집무처(아전들의 근무처를 통칭하여 질청이라 부름)
秋 廳 : 일명 형방청 형방 형리 옥사정 등이 소송 형벌의 업무와 집행
書員廳(書廳) : 서리(징세원) 들의 집무처 서원은 각 면을 일일이 돌며 논밭의 면적과 작황 을 조사하였다.
서원의 우두머리는 도서원 또는 도리(都吏 30년 이력을 쌓은 뒤 이방을 거쳐 도서원에 취임)
大同廳 : 대동미를 담당하는 대동색들의 집무처
長房廳 : 서리들이 쓰던 곳 사령들의 대기소 형리들은 민사사건에서 소장인 소지를 접수하고 심리와 판결에
간여하였으며 수령의 지시에 따라 판결문을 작성 또 죄인을 체포 수색 호송법정에서 공초를 작성 특히 면임(面任)을 도와 마을에 출입하면서 관령을
전하고 공전납부를 독려
通人廳 : 수령의 관인을 간수하고 명령을 전달하는 수통인과 통인들이 집무하는 곳 통인은 수령
가까이서 잔시중을 들며 관인(수령의 직인)을 관리하는 나이어린 사환으로 향리들의 자제들이 어릴 때 통인의 일을 맡아 보면서 잔뼈가
굵어지면 아전으로 나아갔다. 지인이라도 불렀다.
軍官廳 : 일명 장청으로 수교와 장교들이 범죄수사를 처리하던 곳 갑오경장 이후 순교청이라 하였다. 지금의
경찰서에 해당 옛 등기소 부지에 있었다.
雇馬廳 : 징발한 말을 관리하는 곳
官奴廳 : 관아 안 노비들이 일하거나 쉬면서 명령을 기다리던 대기소이다. 관아에서
일하는 천인들의 명부를 보관하고 신역을 받치기 위해 관아에 들어오는 노비들을 점고하고 임무를 부여했다. 자신이 모시는 상전의
집무처 가까운 곳에 있었다.
官 廳 : 다른 말로는 반빗간이다. 관청이란 관아의 대명사가 아니고 주방이란 말이다.
쌀과 식품을 관리하는 주리(廚吏) 이외에 채소를 담당하는 원두한이나 음식을 만드는 칼자(刀子)가 머문 공간이다.
칼자는 숙수라고도 한다.
敎坊廳과 新廳 : 망궐례․귀빈접대와 연희때 쓰이는 아악과 속악을 관장하는 악공소도 여 기에 매여 있었다.
조선말기에 교방청 옆에 악공소를 새로 지었기 때문에 새 건물을 신청이라 하였다.
敎鍊廳 : 병사들이 실전적응 훈련을 받는 곳
訓練廳 : 무예를 연습시키고 무관취재 시험장으로 사용
鍊武廳 : 교련청과 같은 육군의 훈련장이나 살수 포수 사수 등 삼수군의 무술을 연마하던 곳
獄 : 죄인과 범죄 피의자를 감금하던 곳으로 성북동 271번지 옥 바닥에는
지푸라기 또는 거적때기 빈 섬을 깔았다
그리고 현재의 나주초등학교에는 전라우영이 있었다. 영장이 업무를 보는
곳이 사화당이며, 진영의 문루는 진호루였다.
이외에도 토포청, 어변청, 추청, 장방청이 있었다. 세검당은 일명 무학당으로 군마의 훈련 상황을 검열하고 무과 선발시험을 실시하던 곳이다.
전라우영은 천주교 박해 때 순교자가 나온 성지로 유명하다.
김종순 문화재관리팀장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