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는 것을 능가하는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문화가 그런 것이다. 문화라는 용어를 한마디로 정의하기란 불가능하지만, 현대사회에서 문화는 주로 정신적이거나 지적이고 예술적인 산물을 지칭하는 의미로 사용된다.

예로 신문의 문화면은 문학, 예술, 종교, 학문, 교육, 패션, 방송, 영화 등의 주제로 구성되며 정치, 경제, 사회 영역과 구분되는 특징을 갖는다.

문화는 소소한 기쁨과 치유의 도구가 되고, 국가 홍보 수단이자 경쟁력의 척도가 된다. 문화의 대표 장르인 음악으로 치자면 예전에 강남스타일이 그랬고, 이어 7명의 청년들이 전 세계를 K-POP에 열광케 하고 있다.

지자체가 주관하는 대규모 행사에 객석을 채우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다만 유명 가수 한 명이 그 고민을 바로 해결해 버린다. 문화의 힘은 대중을 사로잡을 만하다.

나주시는 문화의 힘에 주목하고 일상에서 누리는 문화 행복 도시 구현에 힘쓰고 있다. 시는 지난 민선 6기 때부터 시립 합창단, 국악단, 소년소녀합창단을 창단했다. 현재 3개 단체를 하나로 묶어 시립예술단으로 운영하고 있다.

예술단 공연은 화려한 조명이 비치는 무대에 국한되지 않는다. 시민들은 굳이 공연장을 찾지 않더라도 다양한 삶의 터전 속에서 문화를 누린다. 경로시설, 마을회관, 문화센터, 공공기관, 학교, 관광지, 그리고 영산강을 유람하는 황포돛배 위 어디든 자리를 펴고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문다. 나주시는 올해 사전신청을 통한 연 20회 찾아가는 공연을 목표로 단원들과 관객들이 음악을 매개로 문화 행복 도시를 만들 계획이다.

한평생 극장 근처에도 못가 본 고령의 어르신들을 위한 ‘찾아가는 영화관’사업은 지역 청년들이 앞장서 일손을 보탠다. 이를 통해 문화 향유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오지마을 경로당, 마을회관, 지역아동센터 등에 소규모 영상 시설을 설치해 주민들이 보고 싶어 하는 영화를 상영한다.

어르신들은 오래된 이야기보따리를 품에 안고, 유치원이나 초등학교를 찾아간다. 문화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육성한 이야기 할머니들은 나주의 옛이야기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동화로 풀어낸다. 오랜 세월이 축적된 할머니들의 이야기는 후손들을 위한 지혜의 창고다.

‘신나는 전래놀이 배달’사업은 경로당과 어린이집·유치원 등 아동 보육 시설 등에 나주시전래놀이연구회(술래) 전래놀이 지도사를 파견해 문화 행복을 배달한다. 

영화관, 전래놀이, 이야기할머니, 예술단 공연 등 찾아가는 문화행복 배달사업은 이달 말부터 본격 추진된다.

나주시는 문화 소비자이자 주체로서 시민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마을합창단’과 ‘시민오케스트라’를 만들어냈다. 순수 주민들로 구성된 마을합창단은 내 가족, 친지, 이웃들의 하모니를 통해 소통과 화합이 넘치는 마을공동체를 구현하고 있다. 

시민오케스트라 공연프로젝트는 2019년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주관 방방곡곡문화공감사업 생활문화콘텐츠 활성화 공모 사업 선정에 힘입어 3년간 추진해오고 있다.

오케스트라는 악기 연주, 음악에 관심이 있는 시민 참여를 통해 공개 모집을 통해 운영되고 있다. 단원들은 ‘잘하자 보다는 즐겁게 하자’를 모토로 일상 속 문화생활을 누리는 행복한 문화공동체를 시민과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

문화는 시민들의 삶의 현장 속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특히 소외 받는 이들에게 크나큰 위로가 된다. 나주시는 문화로 소통하며, 행복해지고 있다. 시민의 문화 행복을 위해 뛰는 문화 배달원들의 발걸음이 분주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