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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바다》 김부상(지은이)
이철웅 편집국장  |  njt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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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1호] 승인 2022.01.02  21: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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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해양문학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소설가 김부상의 해양장편소설이 출간됐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한국 원양어업의 출발점에 서서 한국 해양문학의 근원을 되짚고, 더욱 진취적인 해양소설의 미래를 제시한다. 작가는 책을 쓰기 위해 2년 전 사모아 현지 취재를 다녀왔다.

책은 1963 12 30, 남태평양에서 발생한 한국 원양어업 최초의 대형 해난사고였던 ‘지남2호’의 조난사고를 소재로 삼고 있다. 참치 조업을 위해 출항한 지남2호는 사모아 해역에서 예측할 수 없었던 강한 파도를 만났다. 손쓸 틈도 없이 순식간에 기울어지기 시작한 배는 간신히 몸만 탈출한 선원들을 뒤로하고 침몰했다. 23명의 선원 중 21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 사건은 한국 원양어선사에 기록된 첫 조난사고였다.

   
 

저자는 이 지남2호에 오른 주인공 일수의 항해기를 통해 한국 원양어업의 시말을 밝히고, 그 시절 고된 노동에도 외화벌이에 앞섰던 선원들의 분투를 재조명함으로써, 세간의 관심에서 벗어나 잊혀가고 있는 또 다른 역사와 인물들을 드러낸다.

이 사고에서 살아남은 단 두 명의 생존자 중 한 사람인 문인리 씨가 이 소설의 주인공 ‘일수’의 모델이다.

가족들에게 무심하고 폭력적이기까지 한 아버지를 잊고 싶어 했지만, 뱃사람이던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은 듯 항상 바다로 나가는 것을 꿈꾸던 스물두 살의 청년 일수. 수산대학을 갓 졸업한 그는 원양어선 지남2호의 실습항해사 자리를 얻어 남태평양의 사모아로 떠난다. 일수에게 바다란 꿈꾸던 신세계였고, 강렬한 그리움이었다. 그 그리움의 근원을 알기 위한, 또한 밤하늘을 비추며 선원들을 이끄는 ‘스스로 빛나는 별’이 되기 위한 일수의 항해가 시작된다.

소설은 해난사고만을 그린 게 아니다. 소설의 바다는 징용으로 끌려간 수많은 조선인이 죽은 남양군도의 아픈 역사를 되짚으며 극일(克日)로 나아가는 바다이면서, 생사의 경계에서 이미 작고한 아버지의 삶과 화해하는 바다이며, 우연과 필연이 교직하는 세상사를 뜨겁게 껴안는 바다이다.

지남2호가 부산항에서 출발해 참치를 잡으러 가는 남양군도는 일제에 의해 끌려간 숱한 조선인들의 피가 서린 곳이다. 일본군에 동원된 이들만 40만 명이며, 강제노역으로 끌려간 이들은 얼마이며, 위안부와 보국대로 끌려간 이들은 또 얼마인가라는 것이다.

소설에서는 표류를 이기고 43명의 목숨을 모두 구한, 〈표해록〉의 저자 조선 선비 최부를 계속 불러 낸다. 바닷사람들을 바른길로 이끄는 밤하늘의 별자리 같은 이라는 거다. 같은 맥락에서 절묘한 전략으로 일본의 아성을 깨뜨리고 우리나라 원양어업을 처음 개척한 ‘심상준’도 불러낸다.

한국 원양어업 개척에 나선 지남2호는 고작 102톤급에 불과했다. 3회 조업만에 예기치 못한 삼각파도에 휩쓸려 순식간에 침몰하면서 23명 전원은 망망대해에 빠졌다. 구조 요청하러 섬을 향해 수영한 4명 중 2명이 살아남았으며 그중 1명이 주인공이다. 무명(無明)의 바닷속에서 희미해져 가는 의식을 마지막까지 붙드는 것은 미워했던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다.

그게 삶의 역설인데 생사의 고투 속에서 그는 아버지의 모질었던 삶을 수긍하게 된다. ‘일일이 말 못하고 산 아버지의 고달팠던 삶이 불쌍했’(251)으며 ‘아버지의 바다는 음모와 계략이 통하지 않는 천연의 세계’(225)였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김부상은 경남 거제 출생으로 부산수산대학교(현 부경대)를 졸업했다. 20여 년을 원원양어업회사에 근무했고 2007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해양소설 〈명태를 찾아서〉가 당선되면서 등단했다. 2007 9월 해양소설집 '인도에서 온 편지', 2018 '바다의 끝(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나눔도서 선정)'을 출간했다. 부산소설가협회, 한국해양문학가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현재 나주 다시면에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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