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된말로 쓰는 그 밥 에 그 나물’은 서로 비슷한 수준이어서 별다른 점을 느끼지 못하고 식상하다는 의미가 있다. 조금 더 고급스럽게 이야기하자면 오십보백보라 표현할 수 있는데 요즘 나주시 그리고 나주시의회를 두고 곧장 회자하는 말이기도 하기에 문제의 당사자들은 대오각성을 통해 본연의 본분에 대해서 성찰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나주시의회가 몸살을 앓고 있는 원인은 역대 시의회 중 최하위 수준이라는 시민사회의 혹평에서 잘 알 수 있다. 여기서 나주시 기초의회가 존재하는 이유는 간략하게 말해 시민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나주시라는 집행부와 협업 또는 견제를 통해 좋은 순방향의 생활정치를 완성해 나가기 위해서인데 우선 행정집행의 공정함과 보편타당한 상식에 기반하여 건강한 지역공동체사회를 견고히 다지는 역할이 원론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주시의회가 극한 내홍이라는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참담한 현실은 공정과 상식으로 시민사회의 기대에 부응하려는 염불보다 불공정과 비상식으로 잿밥을 탐하기 때문이라 할 수 있는데 대표적 사건으로 환경미화원 채용비리를 꼽을 수 있다.

즉 나주시는 수년 전부터 환경미화원 채용 등과 관련하여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었는데 나주시의회에서는 수수방관을 넘어 강 건너 불구경하다 급기야 나주시 검찰 압수수색 이후 특정인 구속이라는 경천동지할 사태를 맞이한다. 관련 사건은 1년이 훌쩍은 넘은 작년 4월부터 시작되었고 6월에 이르러 표면화되었다. 이후 지차남 의원이 5분 발언을 통해 관련 문제를 제기했었고 나주시는 근거 없는 음해라며 기초의회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로 공무원 다수에 의해 나주시의원이 검찰에 피소되는 엄중한 사태에서도 늑장 뒷북에 열중했던 나주시의회였었다.

그러다가 지난 18일 이상만 시의원이 나주시 현안과 관련하여 5분 발언을 신청했지만, 김영덕 의장이 집행부와 배꼽 맞추고 고의로 5분 발언을 저지했다며 삿대질이 오간 끝에 시의회 앞에 천막을 치고 항의농성을 했다. 그것까지는 그럴 수 있다손 치고 이상만 의원부인까지 나서 의장실에 난입하여 고성과 삿대질이 오고 간 것 또한 대한민국 기초의회 역사상 최초 아니겠냐며 지역사회에서 비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夫唱婦隨(부창부수)라는 말이 있다. 남편이 노래 부르고 부인이 북을 두드리며 화답한다는 의미인데 금실 좋은 부부화합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공사 구분의 막중함을 잊고 부창부수라면 남이 볼까 두려운 안방에서나 볼 수 있는 추태라는 점을 생각하지 않으면 婦德(부덕)은커녕 不德(부덕)이 되고 마는 것이다.

또한, 김 의장이 불순한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5분 발언을 저지했다면 천막농성도 정치적 의도를 가진 불순한 연기력 아니냐는 양비론도 비등하다. 소뿔 바로 잡겠다며 소 죽이는, 또 다른 교각살우라는 의미이다. 이래서 나주시의회가 역대 최하위 수준이라는 지탄이 발생하는 것이다.

병법뿐만 아니라 사람 모둠 살이라는 길에서 가까운 길을 곧 바로만 가는 것이 아니라 돌아갈 줄도 알아야 한다는 우직지계(迂直之計)라는 고사에서 자신들을 살펴야 한다. 나주지역사회를 위한 진정한 용기가 무엇인지 고막을 찢을 듯 울어 대던 매미 소리가 자취를 감춘, 깊어가는 가을 무릇 나무들이 화려했던 겉치장을 벗어던지는 이때 마음을 열고 고민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