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서성문(영금문) 주변 공원공사 현장에 식재된 잔디가 말라 죽었다며 나주시를 신랄하게 비난하는

사회관계망(band)의 글이 잔잔한 반향을 불어오고 있다.

글의 요지는 ‘잔디는 심어야 생명력을 지탱할 수 있지만, 양탄자처럼 깔듯이 바닥에 던져놓아 목말라 삐 틀어져 죽어가고 있는데 자그마치 그 넓이가 상당’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일반 행인들이 잔디 등의 생물을 하찮게 여긴다 해도 공권력을 행사하는 기관이라면 살아있는 것에 대한 존중은 자연환경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고 시민사회에 미치는 영향도 지대할 수밖에 없다. 그러고 잔디가 메말라 죽어가는 곳이 서성문, 향교, 금성관과 지근거리라는 점에서 나주시는 변명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또한, 식재된 잔디가 공사 관계자의 부주의로 말라 죽을 수도 있다는 가정 아래 관리 감독의 게으름에 대한 나주시의 책임은 크다. 특히 과거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7월의 뙤약볕 아래 석현동 앞 영산강 제방에 벚나무를 식재하여 고사 된 부분을 문제 삼자 나주시는 하자보수공사를 들먹이며 태연자약했던 철밥통들과 갑자기 겹쳐 보이는 것은 ‘하자보수공사’가 나주시 공직자의 부적절한 직무의 면죄부가 될 수 없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있다. 멀쩡히 살아있는 식물을 식재한 후 관리 부재로 죽어 가는데 식물을 ‘하자보수공사’로 땜질하겠다는 공직자의 발상이 정상이냐는 물음은 시민의 정당한 권리이다.

또한, 나주시가 하도급공사업자에게 하자보수공사를 요구할 하도급 공사 계약상의 권한이 있다 해도 무 생명체인 건축물이 아닌 나무와 풀을 식재하는 여하한 공사라면 생명의 소중함을 먼저 헤아리는 선제적 관리 감독이 지방자치의 원론과도 같다는 점에서 비난받아야 하고, 같은 부끄러움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나주시장은 직무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집에서 새는 바가지, 들에 가도 샌다’라는 속담이 있다, 이 바가지가 하찮은 것 같지만 그 쓰임새는 일상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도구이다. 즉 시대가 요구하는 자치는 바가지처럼 공직자들에겐 생활 도구가 되어야 하는데 이게 줄줄 새고 있다면 그 자치는 거짓과 다름없다고 할 수 있다. 강조하자면 온전한 자치를 견인하기 위해선 공직자의 의식이 변해야 하고 변하지 않은 공직자는 도태되어야 마땅하다는 의미다.

나주시는 이번 일을 기회로 무엇이 문제인지 발본색원하여 같은 우를 범하지 않길 당부한다. 나주를 찾는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 주변에 이러한 목불인견은 나주시의 수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