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가람혁신도시 주민들이 에너지공과대학 착공식에 참석하는 김부겸 국무총리에게 건의문을 전달하고 상여 동원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정성균 기자)

한국지역난방공사(이하 한난)가 나주 SRF 열병합발전소를 기습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하자 빛가람혁신도시를 비롯한 일부 시민들이 격렬한 반대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약 1200명(추최측 추산)의 시민들은 한국에너지공과대학 착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나주시를 방문한 김부겸 국무총리에게 건의문을 전달하며 열병합발전소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32℃를 오르내리는 초여름 무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어르신들과 어린이를 동반한 주부 등 다양한 시민들이 모여 상여를 앞세우고 만장을 휘날리며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들은 상여 앞에 ‘광주시, 산자부, 국회의원, 시의원’이라고 쓴 영정사진을 들고 “SRF 이용 정치인 OUT, 광주 SRF 행정 OUT”등 구호가 적힌 만장 행렬을 펼치며 구호를 외쳤다.

또한 ‘님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부르며 “물러 가라”고 목소리를 높여 외쳤다.

이날 집회를 주최한 나주 열병합발전소 쓰레기(SRF) 사용저지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청와대와 중앙정부, 정치권 등에 새로운 거버넌스 구축을 건의하기로 했다. 공대위가 요구하는 거버넌스는 광주시와 환경부가 새롭게 참여하고 산자부, 한난, 나주시, 전남도, 시민 등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기구이다. 또한, 공대위는 신정훈 국회의원과 나주시의회의 SRF 해결을 위한 전향적 자세도 촉구했다.

공대위는 이번 상여 동원 집회와는 별도로 나주시와 한난이 벌이고 있는 소송에도 나주시의 보조 형태로 참여할 예정이다. 공대위는 광주시의 거버넌스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광주 시민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한난은 2020년 11월 SRF 열병합발전소 현안 해결을 위한 민관거버넌스 위원회가 종료된 이후 7개월간 협상이 중단된 상태에서 나주시와 한난이 열병합발전소 사업개시 신고 수리의 적법성을 다투고 있는 와중에 대법원 확정판결도 나기 전에 기습적으로 발전소를 가동하여 시민사회의 분노를 사고 있다.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 노동조합협의회 60여 조합원은 나주시의회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결의안’은 만장일치로 채택하면서도 ‘나주 SRF 해결을 위한 대정부 촉구 결의안’은 상정조차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성토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또한 빛가람혁신도시 전역에 나주시의회를 비판하는 현수막 100개를 게시하고, 전단지 12,000장을 배포하기도 했다.

공대위는 김부겸 국무총리에게 드리는 건의문을 통해 “무고한 사람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기존의 참여기관 외에 광주시와 환경부가 참여하는 새로운 형태의 협상테이블을 마련해주기 바란다. 협상이 곧 문제 해결은 아니다. 그러나 협상을 통해 이해 당사자가 머리를 맞댄다면 소기의 합의점이 도출될지도 모른다. 이 협상을 국무조정실에 맡겨달라. 2개 중앙부처와 2개 지자체가 연관된 문제로, 자체적인 해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SRF 가동을 둘러싸고 격렬한 반대 운동이 전개되고 있는 것에 대해 한난은 항소심 결과가 나오면 그에 따라 가동 중단 여부를 결정하고, 가동과 관계없이 그간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도 이어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