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주민자치회 조례 개정안의 핵심은 주민자치회 위원의 선발방식이다. 현행 조례에는 공모방식에 의한 선발과 기관·단체의 추천에 의한 선발이 각각 60%와 40%로 정해져 있다. 하지만 ‘이같이 고정된 선발 비율이 읍·면·동별로 다른 여건과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기 어렵다’는 나주시 주민자치협의회와 주민자치회를 시범실시 중인 빛가람동 주민자치회 등의 문제 제기에 따라 개선에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나주시는 공모방식에 의한 선발 비율을 최소 20%에서 80%까지로 하고, 추천방식에 의한 선발 역시 이 같은 비율로 실시하도록 개정 작업에 들어갔다. 다만 구체적인 구성 비율은 읍·면·동별로 의무적으로 설치하게 되는 주민자치구성위원회(이하 구성위원회)에서 정하도록 해 한층 자율성을 높이게 되었다.

 

조진상 전국지방분권협의회 공동의장은 “주민자치위원을 80%까지 ‘임명’할 수 있도록 조례를 개정하는 것은 주민자치회의 근간을 흔드는 자치분권 역행 행위이다. (만약) 다른 의도가 있다면 ‘임명직 위원‘을 최고 80%까지 확대하여 임명할 수 있다는 의미다”며 문제를 제기하였다. 

 

그는 특히 “구성위원회가 관변 단체로 전락할 우려가 있으며, 주민자치위원 자격 심사 시 입김이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나주시는 해명자료를 통해 “주민자치위원을 80%까지 ‘임명’할 수 있다는 주장은 개정안을 크게 잘못 해석한 것으로, 현행 조례 및 개정안 어디에도 시장이나 구성위원회에서 자의적으로 ‘임명’할 여지는 없다”고 못 박았다. 즉 추천방식이나 공개모집 방식 모두 자치위원 최종 선발은 (임명이 아닌) ‘공개추첨’을 통해 실시하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도 특정인의 입김이 작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주민자치회나 구성위원회가 관변 단체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 나주시는 “주민자치위원은 공직선거법 제60조에 따라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자’로 규정되어 있으므로 선거조직을 만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나주시민들의 시민의식에 견주어 불가능 한 일이다”고 밝혔다.

 

또한, 주민자치위원으로 선발되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받아야하는 교육을 6시간에서 2시간으로 줄이는 것이 잘못이라는 일부 지적에 대해서는 “당초 6시간 의무교육을 사전 2시간, 위촉 후 4시간으로 바꾼 것 뿐이며, 총 교육 시간은 그대로다. 이는 바쁜 일상 속에 6시간의 교육을 이수했지만 공개 추첨에서 선정되지 못해 낙담하는 시민들을 배려하기 위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나주시 20개 주민자치위원회 및 자치회로 구성된 주민자치협의회는 3월 11일 입장문을 발표하여 “현 조례 개정안 어디에도 ‘임명’이라는 단어 자체가 없다. 모든 주민자치회 위원은 100% 공개추첨 절차를 거쳐 선정·위촉되며, 주민자치위원 역시 ‘임명’되는 것이 아니라 공개모집 절차 등을 거쳐 읍·면·장이 위촉한 것이다”며 조진상 공동의장의 주장을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전 주민자치위원장 A 씨도 “조진상 교수가 조례 개정안에 대해 균형감각을 잃고 너무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례 개정안은 입법예고를 통해 3월 11일까지 시민의견을 수렴한 후, 3월 말 나주시의회에서 심의· 처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