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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봄날》 김언호(지은이)우리 시대 현인 16명과의 만남
이철웅 편집국장  |  njt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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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7호] 승인 2021.01.11  05:5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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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봄날》은 출판인 김언호 한길사 대표가 1980년대 역사의 최전선에서 정신적 지주가 되어준 ‘현인(賢人)’ 16명의 생각과 실천을 담아낸 책이다. 또한, 이 책은 우리들의 삶의 가치를 밝혀주는 빛이고 희망이었던 현인들의 이야기며 책 만들기 44년 된 저자 김언호의 삶의 궤적이다. 시대의 현인들과 오랫동안 온몸으로 만난 기록을 통해 우리는 한 시대의 생각과 말씀을 마주하게 된다.

1980년대 역사의 현장 최전선에서 정신적 지주가 되어준 열여섯 분의 생각과 실천을 담았다. ‘출판인 김언호가 만난 우리 시대의 현인들’이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이 책에는 험난하고 고단했던 현대사의 길목에서도 시대정신을 성찰하고 그 정신을 실천한 올곧은 현인 16명의 생생한 육성이 담겨 있다.
 
이 책은 우리 삶의 빛이고 희망이었던 현인들과 오랫동안 온몸으로 만난 기록이다. 말하고 쓰는 것은 물론이고 생각하는 것조차 용인되지 않던 엄혹한 그 야만의 시절, 열여섯 분의 생생한 증언과 육성을 통해서, 어둠의 시대와 마주하여 뜨겁게 맞섰던 그분들의 삶을 돌아보고 우리가 걸어가야 할 지혜의 길을 제시한다. 
 
이 책에는 지은이가 ‘현인’이라고 부르는 이들의 초상이 생생히 돋을새김 돼 있다. 종교인 함석헌·강원용·안병무, 언론인 송건호·리영희, 역사학자 이우성·이광주·이이화·최영준, 사회과학자 김진균·신영복, 문화예술인 윤이상·이오덕·박태순·최명희, 그리고 정치인 김대중이 그들이다. 정치인으로 유일하게 이 책에 이름을 올린 김대중을 지은이는 우리 역사를 통관하며 민족통일의 비전을 제시한 역사사상가, 20세기를 회고하고 21세기를 전망한 문명비평가로서 주목한다.
 
이 책의 특징은 지은이의 주장보다 등장인물들의 목소리가 도드라진다는 점이다. 김언호는 “이 책은 내가 쓴 것이지만, 내 개인의 것이 아니다. 나는 현인들의 육성을 충실히 받아 적는 기록자이자 전달자가 되고자 했다.”고 말한다. 
 
책의 제목이 《그해 봄날》인 것은 지은이가 이 인물들과 세상을 향해 책으로 발언하자고 의기투합하던 시기가 공교롭게도 봄날일 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1980년 ‘서울의 봄’ 때 지은이는 함석헌 전집을 기획했고, 김대중의 ‘옥중편지’를 편집했으며, 송건호가 참여한 ‘지식인 134인 시국선언’을 신군부 몰래 등사했다. 이 일화가 가리켜 보여주는 대로,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발언이 집중된 시기는 우리 현대사의 기나긴 혹한기와도 같았던 군사독재 시절이다. 
 
말이 갇히고 글이 탄압받던 때에 말을 하고 글을 쓰려면 비상한 용기가 필요했다. 이 책 주인공들의 발언에 역사의 무게가 실리는 것은 이 발언들 하나하나가 그런 용기 속에서 나온 신념의 언어였기 때문이다.
 
저자 김언호는 “책을 만들면서 만난 우리 시대의 현인들, 그들의 삶과 세상은 우리의 빛나는 정신유산이다. 이 빛나는 정신유산은 공유되어야 한다. 이 민족공동체가 지향하고 구현해야 할 지혜와 가치이기 때문이다. 고단한 우리 현대사의 전개 과정에서 창출된 이론과 사상이기 때문이다.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요구되는 도덕이고 윤리이기 때문이다. 한 출판인으로 내가 만난 현인들의 실천적인 삶과 정신은 이미 역사가 되었다. 나는 이분들의 삶과 정신을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이야기해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이 책의 해설을 쓴 김민웅 교수는 “《그해 봄날》은 오늘 우리가 마주한 시대의 허위, 야만, 폭력에 굴하지 않고 아름답게 살아갈 수 있는 정신과의 대화”라며 “이 책은 단순히 ‘그때는 그랬어’라고 말하는 개인의 기억이 아니라 우리가 공유해야 할 우리 정신사의 살아 있는 레트로다. 우리가 가야 할 길, 삶의 지혜를 들려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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