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공무원들이 인생 2막을 열겠다며 자신만의 새로운 일터를 일구는 것은 시비의 대상이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높이 숭상되어야 할 일이다.

 

선례로 수년 전 나주시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윤여정 사무관은 나주지역 향토사학자로 활동하면서 인생 2막을 열고 있는데 일전엔 나주지역 쌍계정·벽류정 등 정자문화를 널리 알려 세인의 칭송이 자자했었다. 공직생활에서 얻은 경험과 지식을 통해 사비를 들여 뭇 사람들을 유익하게 한다는 점은 실로 타인의 귀감이 되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자신의 입을 더 많이 호강시키겠다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공직 경험을 활용하여 땅 투기를 하는 퇴직자도 있고, 여하한 사회단체에 유급 사무원으로 근무하는 퇴직자도 있는데 전자의 땅 투기꾼으로의 변종은 인격의 가장 하급일 것이다.

 

또한 나주시를 상대로 여하한 금전적 지원을 받은 사회단체에 몸을 의탁하여 다달이 월급을 챙겨 가는 퇴직공직자에게도 지역민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데 과거의 공직이 ‘기득권 카르텔’이 되었다면 공정한 사회를 헤치는 염치 부재의 사람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을 것이다.

 

우리 지역사회를 일러 ‘체면 사회’라고 부를 수 있다. 

 

유독 우리나라 사람들은 나름의 체면을 모든 언행의 우선순위에 두고 있는데 이 체면의 다른 말은 염치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즉 떳떳하게 남을 대할 수 있는 것은 도리나 면목이 바로 서야 하는데 부끄러운 마음이 없는 후안무치라면 체면 따위는 개차반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이렇게 장황하게 체면이나 염치를 이야기 하는 것은 여하한 지역사회단체가 움직일 수 있는 동력은 시민세금의 보조금인데 이 보조금으로 퇴직공직자가 월급이라는 이름으로 금전적 이익을 도모하고 있는 것을 자신의 노동 대가라는 주장은 오만이 아니라 인성이 비뚤어진 자가당착적인 병리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즉 안정된 직장이라는 공직생활 퇴직 후의 年金(연금)이 비록 넉넉하지는 않더라도 다른 직군 퇴직에 비해 인색할 정도는 아니다. 또한, 퇴직 나이에 최저 임금의 경비원 자리조차 쉽게 얻을 수 없는, 빽 도 돈도 없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에서도 사회단체에 똬리를 틀고 있는 퇴직공직자들의 ‘기득권’이 아니라면 언감생심이라 할 수 있기 때문에 사회의식 부재에 의한 전형적인 째째한 졸장부의 행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일부 사회단체장들의 일그러진 의식이 이러한 우를 불러오고 있다는 일각의 주장이 빈말은 아니다. 전직이라는 위세가 보조금 등 사회단체를 관리하는 나주시를 움직이기에 가장 좋은 도구라는 것이다. 전직 사무관이 후배 나주시 공직자에게 편의를 부탁하는데 야박하게 거절할 수 없는 한국식 인지상정은 그런 곳에서 빛나게 되어있다.

 

또한, 특정 사회단체에 2명의 전직 나주시 공무원이 사무원으로 활동하면서 매월 500여만 원 정도를 인건비로 챙겨 가고 있다면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사회단체인지 그 실체를 묻지 않아도 답이 나오게 되어 있는데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면 시민 세금으로 사회단체에게 주는 보조금은 그 의미를 상실하고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나주지역사회가 이런 문제점들을 수수방관해서는 안 된다. 누가 가져가도 될 인건비라면 퇴직공직자들의 기득권 카르텔의 먹거리가 아닌 생활고에 시달리는 선량한 사람의 요긴한 인건비가 되어야 맞다.

 

명색이 관직에 있었던 사람들이 견물생심에 침을 흘리고 있는 지역사회에 공정성이 있을 리 만무하다. 참 볼썽사납고 눈꼴 시린 나주지역이다. 누가 이 처참을 올바로 잡을 수 있을까. 정말 염려되는 나주지역사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