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평 은행나무 수목원을 둘러싼 주민과의 갈등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나주시는 12월 18일 남평읍사무소 회의실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주민들과 은행나무수목원 대표, 나주시 도시과 관계자들이 함께 모여 수목원 관련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하지만 토론과정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함에 따라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주민들이 중도에 자리를 떠나 간담회가 파행되고 말았다. 이날 간담회는 나주시가 수목원과 인근 풍강마을 주민 간에 벌어지고 있는 갈등을 해소하고 상생 협력 방안을 토의하기 위해 비대위 측 주민들의 요구에 의해 마련한 자리였다.

 

비대위 측은 나주시에 대해 카페 허가 및 수목원 지정을 취소하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고, 23억여 원을 투자한 도로개설사업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 달라고 요구했다.

 

나주시 도시과 임은숙 과장은 “측량 결과 현재 식재된 대부분의 은행나무는 사유지에 속해 있고 2~3그루 정도가 사유지 밖에 있는데 이 나무는 제거할 예정이다. 배수로 개선 문제는 수목원 측에서 수용하기로 했다. 풍강마을 농로 확포장 문제는 주민들의 의견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황인철 은행나무 수목원 대표는 “남평읍민이 된 지 7년이 되었다. 카페 경영 악화로 직원 인건비조차 제대로 지급하기 어려워 소상공인 융자 3000만 원 대출로 충당하고 있다. 11월 단풍철에 비대위 측 시위로 인해 영업 손실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주민과의 상생협력을 펼치겠다. 주민들이 상생협력 방안을 제시해주면 최선을 다해 협조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 배석한 서주성 남평읍 지역발전협의회장은 “합법적으로 허가받아 영업하고 있는 카페와 수목원을 폐쇄하라는 주장은 말이 안 된다. 이제 갈등을 끝내고 상생협력을 통해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예를 들어 마을 주민이 생산한 농산물을  판매하는 장터를 만들어 수목원 관광객에 판매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만 하다”고 제안했다.

 

또한, 그는 “수 백억원을 투자하여 관광지를 만들어도 찾아오는 사람이 없어 애물단지가 되는 곳이 많다. 하지만, 은행나무 수목원은 수많은 관광객이 스스로 찾아오고 있는 남평의 자랑스러운 관광지이다. 이런 관광자원을 잘 활용해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를 지켜본 남평읍 주민 A씨는 “이 같은 중재 노력을 나주시가 하기보다는 남평읍 기관 단체에서 하는 것이 더 효율적으로 보인다. 이해 당사자 간의 갈등 해결을 넘어 남평읍 주민 전체의 공동 이익과 상생 협력 방안을 도출해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한편, 은행나무 수목원은 2019년 3월 28일 ‘전남도 제3호 사립수목원’으로 지정되었으며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한국 관광명소 100선’에 선정되었다가 최근 이 같은 논란으로 인해 지정이 취소되기도 했다.

 

또한, 은행나무 수목원이 SNS 등을 타고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주말마다 수많은 관광객이 몰려드는 바람에 농로 이용을 둘러싸고 주민과의 갈등이 빚어지기 시작했고, 이 같은 갈등은 일파만파로 번져 각종 언론을 통해 퍼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