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의회 행정사무감사가 11월 23일부터 27일까지 5일간의 일정으로 열렸다. 이 행정사무감사는 1년 동안 집행부인 나주시가 집행한 각종 행정사무에 대해 시민의 대표인 시의원이 잘잘못을 따지고 대안을 주문하는 등 중요한 의정활동 중 하나이다. 시의회 의정활동을 농사로 비유하면 ’추수‘와 다름없는 활동이 바로 행정사무감사이다.

 

이번 행정사무감사에는 경제산업위원회가 파행을 멈추고 순항할지에 대해 귀추가 주목되었다. 후반기 원 구성 후유증으로 인해 4개월간 공전을 거듭했던 경제산업위원회가 감사 1주일을 앞두고 가까스로 정상화되어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하게 되었다.

 

이번 행정사무감사는 집행부인 나주시가 시의원의 5분 발언을 이유로 고소를 했고 이에 대한 맞고소 사태로 번진 가운데 열린 관계로 시민들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공방전은 치열하게 나타나지 않았으며 전반적으로 차분한 가운데 특별한 이슈 없이 무덤덤하게 진행되었다.

 

시민사회에서는 이번 행정사무감사가 집행부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이나 대안 제시 등 ‘견제’나 ‘감시’보다는 ‘업무보고’ 수준에 머물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원인은 일부 의원의 경우 행정사무감사에 대한 사전 준비가 부족한데서 비롯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준비 부족은 결국 함량 미달 질의로 나타나고 부실한 답변을 용인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의원의 발언 시간을 제한하여 질의의 밀도를 높이고 효율적인 감사 진행을 도모하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재와 같이 의원들의 무제한 발언을 허용하게 되면 단순 질의 등으로 감사의 질이 낮아지고 감사의 효율성이 저하되는 문제점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감사에 앞서 실시하고 있는 부서별 업무보고 시간이 너무 길다는 점이다. 감사에 앞서 제출한 업무보고 자료에 이미 나타난 자료를 부서장들이 감사장에서 의원들에게 보고하느라고 20~30여 분의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이같이 업무보고 시간이 많이 소요됨에 따라 정작 중요한 의원들의 질의와 응답시간이 촉박해 밀도 있는 감사가 시행되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밖에도 의원들이 평소 의정활동을 통해 해당 부서에 질의하거나 설명을 요구하는 것으로 충분한 문제를 감사장에서 부서장에게 질의하거나 단순한 의견을 개진하는 경우가 많아 이에 대한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행정사무감사는 ’코로나19‘가 확산되어 1.5단계 거리 두기가 시행되는 와중에 열렸다. 이에 따른 방역 대책의 일환으로 투명 가림막이 설치되고 참석자 모두가 마스크를 착용한 가운데 실시되었다.

 

하지만 11월 24일 기획총무위원회 행정사무감사 중 박소준 의원이 전남367번(나주17번) 확진자와 접촉한 사실이 확인되어 15명 시의원 전부와 21명의 사무직원 모두가 긴급히 검사를 받는 등 감사 중단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다행히 전수 검사 결과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아 해당 시의원 및 다른 의원 1명과 의회 사무국 직원 1명에 대해 자가격리 조치를  취했다.

 

이에 따라 11월 26일부터 27일까지로 계획되었던 행감 일정을 12월 1일부터 2일로 연기하기로 했다. 하지만 시민사회에서는 코로나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으로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감사 방식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감사를 실시하지 못한 부서는 19개 부서이며 보건소 2개과는 코로나 대응 업무 전력을 위해 서면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나주투데이는 전체 34개 부서 중 이미 감사를 진행한 15개 부서 가운데 일부 부서의 감사현장을 취재 보도한다.

 

 

소통정책실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시민사회에 대한 소통정책의 부재에 대한 문제가 집중적으로 지적되었다. 제일 먼저 질의에 나선 김정숙 의원은 나주시장의 소통 부재에 대해 질타했다. 그는 “나주시가 시의원의 5분 발언을 이유로 검찰에 고소한 사건에 대하여 나주시의회가 결의문을 채택하는 등 집행부의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주문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아무런 답변도 없는 등 소통의 노력을 다하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김영백 소통실장은 “수사 중인 사항이기 때문에 답변하기 어려우니 양해해 달라”고 답했다. 김 의원은 “수사 중인 사항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이 사건에 대한 나주시의 소통 태도를 지적한 것이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최근 시장이 제기한 장애인 비하발언 공무원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 조사 결과 ‘기각’ 결정이 났다. 이에 대해 당사자에게 사과할 용의는 없나?”고 물었다. 이에 대해 소통실장은 “현재 일부 사건이 재정신청 중에 있다. 최종적인 사법적 판단이 나오면 종합적으로 입장을 발표할 예정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대성 의원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갈등 및 예고된 갈등에 대해 질의했다. 그는 남평 은행나무 수목원 및 해피니스골프장 9홀 증설 등과 관련해 벌어지고 있는 갈등에 대해 해소 대책이 있는지에 대해 질의했다.

 

답변에 나선 소통실장은 “가능하면 주민들 편에서 민원을 처리하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이 의원은 “시의원 고소 및 맞고소 사건에 대해 소통정책실장이 한 일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김 실장은 이에 대해 ”의회 의장단 및 시의원과의 대화를 통해 이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도록 노력하였으나 여의치 않았다“고 답변했다.

 

황광민 의원은 “내부직원과의 소통 행사는 5회 실시한 반면, 시민과의 소통 행사 실적은 없다”고 지적했다. 박소준 의원은 “공공데이터 등재 건수가 스마트폰과 pc에 다르게 나타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지차남 의원은 “나주시가 구성한 정책자문단 회의 소집 실적이 없다. 기존에 설치된 정책자문단 활용도 못하면서 선도정책추진단을 만드는 것은 역할 중복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실장은 “선도정책위원회는 실행조직이고 정책자문단은 자문조직으로서의 상호 차별성이 있다”고 답변했다. 지 의원은 갈등 조정에 대한 시민소통실의 보다 적극적인 개입을 주문하기도 했다.

 

 

기획예산실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의정활동의 일환으로 지방자치법 제40조 3항의 규정에 따라 요구한 공무원 명단 요구에 대해 집행부가 이를 이행하지 않는 문제가 집중 제기되었다.

 

지차남 의원은 “의정활동을 위해 나주시에 요청한 기간제 또는 시간 선택제 공무원 채용현황과 명단을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나주시가 공무원의 성명을 익명으로 처리해 제출했다. 나주시는 개인정보호법에 따라 익명으로 처리했다고 하지만 의원의 자료 요청에 대해서는 지방자치법 규정에 따라 제출할 의무가 있다. 만일 이에 따르지 않으면 500만원 과태료 처분 대상이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종도 기획예산실장은 “기간제 공무원 등은 공무원법 적용을 받지 않아 공무원으로 볼 수 없다. 지방자치법 조항이 개인정보보호법과 공공기관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과 상충되는 문제점이 있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집행부가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들어 기간제 공무원 성명조차 제출하지 않는데 대해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 의원은 “의정활동에 도움을 주지는 못할망정 방해는 하지 말라”고 꼬집었다.

 

인터넷 신문에 대한 광고료 및 지역 신문 구독료에 대한 기준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정숙 의원은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나고 있는 인터넷 신문에 대한 광고료 집행기준이 마련되어있지 않다. 지면 신문의 경우에도 매체별 구독료 차이가 많이 나는데 그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답변에 나선 정 실장은 “신문의 경우에는 ABC 공인 발행 부수 기준으로 광고료를 책정하고 있다. 인터넷 신문의 경우 포털 사이트 노출 실적에 따라 광고비를 책정하고 있으며, 통상적으로 설립 6개월 이후부터 광고료를 집행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 대성 의원은 용역에 대해 철저한 심사를 실시해 예산 낭비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 줄 것과 적극 행정 공무원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 방안 마련, 문화관광재단 사업 추진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줄 것을 요구했다.

 

황광민 의원은 나주시 출연기관 실적 평가 용역 결과에 따라 예산지원 내용이 조정된 사례가 있는지에 대해 물었다. 정 실장은 “이 용역은 관련법에 따라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것이며, 용역 결과에 따라 예산 지원이 조정된 사례는 없다”고 답변했다.

 

 

감사실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청렴도 향상 대책에 대한 질의가 이목을 끌었다. 황광민 의원은 청렴도 향상을 위한 대책에 대해 2019년도와 달라진 점에 대해 질의했다.

 

답변에 나선 김효경 감사실장은 “청렴도 향상을 위한 대책을 ’외부‘와 ’내부‘로 나눠 수립하였다. 외부 청렴도 향상 대책으로 나주시와 관련된 공사나 용역 관계자에 대해 상담 및 조사 등 모니터링 활동을 실시하였다. 내부 청렴도 향상대책으로는 직원에 대한 설문조사를 통해 대책을 마련하였다.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초과근무수당 수령에 대한 개선 대책이 마련되는 등 성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황 의원은 “내부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해 보면 인사문제에 대한 불만이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 즉 학연이나 지연을 통한 인사나 외부 인사의 입김에 의해 이루어지는 인사 등에 대한 불만이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청렴도 향상을 위한 노력에 대한 총평을 감사실장에게 주문했고, 김 실장은 “최선을 다했으며 결과를 기대해보겠다”고 답변했다. 

 

 

안전재난과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는 국유지 무단 점용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었다. 이상만 의원은 투자선도지구 현장에서 나온 암석을 처리하기 위해 허가한 금천면 원곡리 919번지 골재선별장에 대한 행정조치를 소홀히 한 점에 대해 질의했다.

 

안전재난과 우홍민 과장은 “당초 동부산업은 4대강 사업 후 남은 토사를 야적하기 위해 9000㎡ 규모의 국유지 임대 계약을 나주시와 체결했다. 하지만 이 회사는 추가 신청 없이 6600여㎡를 임의로 무단 점유하여 야적장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나주시 차원의 행정조치를 질의했고, 우 과장은 “이 회사는 2회에 걸친 원상복구명령을 이행하고 있지 않아 무단사용 부분에 대해서 2차에 걸쳐 2300여만 원의 변상금을 부과했다. 특히 도시과 및 건설과, 청소자원과 등 관련 부서 공동으로 고발조치를 취한 바 있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이 의원은 “나주시가 왜 행정대집행 등 강력한 조치를 하지 않고 고발조치에 그치고 마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또한 “나주시는 이 같은 사실을 언론 보도를 통해 알았다고 하는데, 이같은 사실을 알고 나서도 1년이 넘도록 불법행위를 방치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우 과장은 “행정조치에는 법에 정해진 절차가 있어 그 절차를 이행하고 있는 것이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교통행정과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는 특별한 이슈나 위법 행위에 대한 지적은 없이 단순한 민원 또는 권고 수준의 질의가 주를 이루었다. 김철민 의원은 빛가람동 교통문제에 대해 집중적인 질의를 실시하였다. 공영주차장 확보 문제와 공공형 버스 시범사업 추진 현황에 대한 김 의원의 질의에 대해 서현승 과장은 “부영 모델하우스 부지에 대한 사용 협의, 사설 도원주차장과 협의 등을 통해 주차 불편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영록 위원장은 “자동차 불법 주차에 따른 과태료 부과 금액이 연간 6억 원이나 된다. 단속 유예시간이 5분밖에 되지 않아 시민들의 불만이 높은데 개선 방안은 없느냐”고 물었다. 서 과장은 이에 대해 검토해보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이날 행정사무감사에서 모 의원은 “시내버스 운송원가 분석 학술 연구 용역을 매년 실시해야 되느냐?”는 단답형 한 가지 질의만 했고, 서 과장은 “그렇다”고 대답하는 등 무성의한 질의의 표본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