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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F 범대위 3년, 무엇을 남겼나?
정성균 기자  |  jeongsks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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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1호] 승인 2020.10.11  21:5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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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성균 취재/보도부장

나주 열병합발전소 SRF 사용을 저지하기 위해 구성된 ‘나주열병합발전소 쓰레기연료 사용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가 9월 29일 전격적인 해체를 선언했다. 2017년 9월 28일에 결성된 범대위가 만 3년 동안의 활동을 마감하고 산화(散華)한 것이다.

거슬러 올라가 보면, 범대위는 한국지역난방공사(이하 한난)의 요청에 따라 2017년 8월 9일 결성된 ‘열병합발전소 현안 해결을 위한 민관협의체’가 그 모태이다. 이 협의체는 28명의 주민대표와 한난 관계자 3명, 자문단 15명으로 구성되었다. 하지만 이 협의체에서 도출된 요구사항을 한난이 거부하며 시험가동을 시사하는 등 긴박한 상황이 전개되었다.
 
이에 나주시는 같은 해 9월 20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시민공청회를 열었고, 이 자리에서 ‘범시민대책위원회’ 결성을 결의하였다. 이 같은 결의에 따라 9월 28일 시민·직능단체 대표자 연석회의에서 범대위가 정식 출범하게 되었다.
 
범대위는 출범과 동시에 매주 1회 정기집회를 열었으며 촛불집회, 청와대 및 산업통산부 항의 집회, 환경부 및 국회 방문, 범시민 보고대회, 서명 및 모금 운동 전개 등 광폭적인 활동을 전개해왔다. 특히 대규모 시민이 참여하는 집회와 함께 전남도청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기도 하였다. 또한 SRF를 정치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범대위 추천 시민대표를 시의원에 출마시켜 당선시키기도 했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로 나주시의회 차원의 SRF 특별위원회가 구성되어 활동하였으며, 전남도 주관의 민·관협력거버넌스를 구성하는 성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이 거버넌스를 통해 시민 참여형 환경영향조사와 이를 바탕으로 한 주민수용성조사에도 합의점을 찾았다.
 
하지만 범대위는 최종적으로 열병합발전소 손실보전이라는 ‘넘사벽’ 앞에서 좌절하고 말았다. 범대위 스스로의 고백처럼 ‘장렬하게 전사(戰死)’한 것이다.
 
그러면 범대위가 전사(戰死)한 그 자리에는 무엇이 남았으며 앞으로 어떤 꽃을 피우게 될까?
 
앞선 3년 동안 범대위를 통한 시민 활동은 나주 지역사회에서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한 미증유의 사건이었다. 시민 스스로 연대하여 환경권을 지키려는 필사적인 몸부림의 선두에는 항상 범대위가 있었다. 범대위를 중심으로 펼쳐진 이번 시민운동은 나주 지역사회에서 의미 깊게 기록될 사건이다.
 
유모차를 이끌고 거리로 뛰쳐나온 주부들의 함성과 고사리 같은 손에 촛불을 들고 ‘SRF 없는 깨끗한 공기에서 숨 쉬고 싶다’던 어린이들의 외침은 아직도 귀에 쟁쟁하다.
 
이제는 그동안 SRF 반대 시민 활동의 구심점이 되어왔던 범대위의 해산으로 당분간 시민운동이 어떻게 진행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11월 말에 열병합발전소가 가동 될 지 여부도 예측하기 어렵다. 또한 시민들은 앞으로 어떤 방법과 어떤 조직을 통해 범대위의 활동을 이어갈지에 대해서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모두가 안개 속이다.
 
하지만 지나간 3년 동안 범대위를 통한 시민 활동의 역사는 나주 지역사회에서 어떤 방식으로든지 평가되고 기록되어야 한다. 또한 ‘환경’이라는 중심 주제를 통해 하나로 뭉친 시민사회의 에너지는 앞으로도 건강한 방향으로 승화되어야 한다. 
 
시민사회는 이렇게 응집된 에너지를 바탕으로 환경보호 활동에 앞장서는 한편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견인차 역할을 담당해야 할 숙제를 안게 되었다. 비록 범대위는 해산되었지만 범대위를 통해 표출된 시민사회의 집단 의지는 건강하게 발전되어야 한다. 꽃이 지고 난 자리에  열매가 맺는 것처럼 범대위가 멈춘 그 자리에 새로운 형태의 시민운동이 새싹을 피우기를 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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