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에게 눈 부라린 공무원이라면 자치의 반동
외유내강의 의미 곱씹어야 우가 적다

공무를 담당하는 사람 역시 범부과 다름없는 감정 즉, 느끼어 일어나는 희로애락을 가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이라는 속언에서 잘 나타나 있듯 누구든 처한 감정에 치우쳐 격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지만, 자신의 업무 그리고 위치에 따라 감정의 조절은 필수가 되어야 할 때도 있다. 그러나 자치 시대의 公僕(공복)이라면 대민관계에서 자신 감정의 진동 폭을 어떻게 조절해야 할지 가늠하는 것도 필수라 할 수 있다.

나주지역에 폭우가 쏟아지자 공복을 빌미로 사정의 전후와 상관없이 드잡이를 당하는 일도 있을 수 있을 것이고 폭언도 가능한 일이다. 평소에 아무 말썽 없었던 배수로 등이 집중 폭우로 그 기능이 미처 따르지 못해 도로에 물이 넘쳐 대문을 통해 자기 집 마당을 넘본다면 여지없이 공무원들을 호출하게 되어 있는데 특정 지역에서 폭우로 호출당한 공직자에게 모래주머니에 담을 흙의 삽질을 동네 아낙이 부탁하자 야멸치게, ‘공무원이 삽질하는 공무원’이냐며 눈알을 부라린 모양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개인 집 마당에 들어오는 물을 막기 위한 모래주머니의 흙은 그 집 사정임은 틀림없다. 공직자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사회적 공복이기 때문에 사인의 사정까지 살펴 수고할 의무는 전혀 없다.

그러나 힘없는 일반인이 아닌 막강한 권력자인 나주시장 자택에 심각한 수해 피해는 아니더라도 앞마당이 일시적으로 침수될 상황이라면 현장에 나와 있는 나주시 공직자가 뒷짐 지고 모래주머니에 담을 흙의 삽질을 ‘공무원이 삽질하는 공무원’이라고 말 할 수 있다면 그놈은 국가와 민족을 위해 크게 쓰일 棟樑(동량)일 것이지만 그 반대라면 공복으로서 인성이 잘못된 사람일 개연성이 아주 높고, 한발 더 나아가 이러한 공직자가 민선자치시대를 올바로 견인할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일일 것이다.

또한, 하위직에서 이러한 행태가 있었다면 그나마 이해가 가지만 5급 사무관, 그것도 동장이 동민에게 이유 막론하고 ‘공무원이 삽질하는 공무원’ 이냐는 큰 소리는 아직도 관존 노비라는 싸가지 없는 의식이 팽배해 있는 것 아니냐는 주민들의 비난에서 동장이라는 자리가 과유불급 아니냐는 의문도 든다.

이 차지에 나주시장의 나주시 공무원 인사권에 대해서 시비할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읍·면·동장 인사는 나주시청에서 연륜과 경륜 그리고 그만한 인품을 갖춘 공직자의 몫이 되어저야 한다는 평소의 지론이다. 읍·면·동장을 한직으로 치부하는 것 자체가 민선자치의 기본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는 민선시장들의 가장 큰 잘못이라는 의미이다.

나주시 민선 1기에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공직자들의 인사행태는 민선시장 자신의 선거와 유·불리에 의한 능력이 최고의 가치였지 지방자치의 적정성하곤 거리가 멀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기회에 ‘공무원이 삽질하는 공무원’ 이냐는 화두에서 나주시 공직자의 올바른 길을 나주시장은 제 확립해야 할 것이다. 청렴과 염치는 각각이 아니라 한 몸이라 할 수 있다. 체면을 차릴 줄 알고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 염치이고, 성품과 행실이 고결하고 탐욕이 없는 것을 청렴이라고 한다면 삽질하지 못하겠다는 공직자는 어디에 속할까? 나주시가 지극히 고민해야  될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