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 고대문화의 중심지로서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예향 나주정신을 일깨우고 지역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미술작가들을 찾아 그들의 작품세계와 일상 등을 들어본다.<편집자 주>

유려하면서도 힘찬 필치로 묵선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담아내고 있는 현송(玄松) 김희옥(金熙玉) 선생(71).

한학자 집안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한학을 접한 탓으로 평소 한자에 관심이 많았던 현송 선생은 우연한 기회에 친구의 권유로 43살의 나이에 서예가의 길을 걷게 됐다.

이후 운암(雲菴) 조용민 선생의 가르침으로 본격적인 서예공부를 시작해 30여년째 그윽한 묵향 속에서 글씨 쓰는 즐거움에 빠져 살고 있다.

한때 현송 선생은 건강을 잃은 정도로 글씨에 대한 지나친 열정을 쏟아오기도 했다. 너무 무리하게 글씨를 쓰다 건강이 악화됐고 죽음의 문턱까지 넘나들었지만 손에서 붓을 내려놓지 않았었다. 이러한 선생의 고집은 병마를 스스로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됐고 지금은 건강을 되찾아 더욱 맑은 마음으로 글을 쓰고 있다.

선생은 "집중해서 글씨를 쓰다 보면 잡념이 없어지고 마음이 편안해 진다"면서 "건강한 몸과 건강한 정신으로 계속 좋은 글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변하지 말고 열심히 글을 쓰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 '현송(玄松)'이라는 선생의 호를 통해서도 선생의 지극한 서예사랑을 엿볼 수 있다.

꾸준한 활동으로 대한민국 서예대전 등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은 선생의 글씨는 행서체의 글률이 보여주는 아름다운 곡선의 흐름과 사선의 삐침이 일정한 균형을 갖춰 한 폭의 단아한 그림을 보는 듯 하다.

또 유연하고 자유로운 선의 반흘림체에서 인자한 성품이 느껴지기도 하다. 현재 한국미술협회를 비롯해 금묵회 회원으로도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는 현송 선생은 봉황면 덕림리 시골마을에서 아름다운 인생이야기를 묵향에 담아 선보이고 있다.

선생은 "진정한 서예인으로 열심히 활동하며 행서체와 해서체에서 만큼은 일인자가 되고 싶다"면서 "생을 마감하는 날까지 좋은 글을 통해 다양한 느낌을 전달할 수 있는 서예가가 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