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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날마다 나를 잡아먹는다
전숙  |  ss829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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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4호] 승인 2020.06.21  22:5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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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날마다 나를 잡아먹는다
공정을 외면하고
나는 외면의 대가로 권리라는 머리와
최소한이라는 양심 인지상정
측은지심 따위의 손가락을 잘라먹었다
아무리 닥쳐도 생각나는 게 있다
닥치고 있어
우표를 붙이려던 밥풀떼기 톡 떨어지니
개미떼 몰려온다, 소문 듣고 줄줄이 달려온다
같이 먹고 살자고 멀리멀리 바람에게까지 통문을 보낸다
나는 개미보다 하등인간
날마다 나를 잡아먹는다
공생하는 개미유전자를 물려받지 못했다
나는 에고이스트, 나만 본다
한 끼 밥을 위해 하룻밤 편한 잠을 위해
타인이 굶는지 허덕이는지 아픈지 관심 없다
게을러서 잡아먹고
잠이 와서 잡아먹고
해외여행 가느라 바빠서 잡아먹고
마음 아프다고 한쪽 눈 질끈 감고 잡아먹고
웅크린 골방에서 타인을 잡아먹다보니
나도 남은 게 없어
달랑 발가락 열 개로
영원한 계약직으로 맴돌고
을의 습관으로 허리는 자동으로 앞으로 굽어진다
라면도 소화시키지 못한 채 기계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반지하방에서 고지서를 움켜쥔 채 굶어죽고
폭력으로 망가지고
학대로 찢기고
몸도 마음도 다 잡아먹고
무관심이 무관심을 잡아먹고 함께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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