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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에게 배운다》 박석무(지은이)
이철웅 편집국장  |  njt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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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5호] 승인 2019.06.30  09:3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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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다산’을 다시 읽어야 할 이유”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이 50년간 천착해온 다산학 연구의 과정과 결실을 담은 역작이다.  저자는 조선 후기 실학, 그중에서도 방대한 저술과 혁신적인 학문 풍토로 일가를 이룬 다산 정약용에 대한 연구를 ‘다산학’으로 정립해야 한다고 일찌감치 주장해온 학자다. 지식인으로서 실천적으로 활동하고 정계에 직접 참여하기도 하며 분주한 중에도 다산연구만큼은 손에서 놓지 않고 이어온 저자의 공력이 이번 《다산에게 배운다》로 결실을 맺었다.

이 책은 흔히 다산 정약용을 조선 후기의 박식하고 명석한 ‘르네상스인’ 정도로 이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가 학문적·정치적으로 변혁을 꿈꾼 사상가임을 특별히 강조한다. 그는 튼튼한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선 유학이 실천의 근거를 탐구하는 학문으로 재구성되어야 한다고 주장함으로써 조선의 이념을 지배해왔던 관념적인 성리학 전통에 정면으로 도전했고, 정치가 군주나 목민관의 말이 아니라 민의에 무게를 두는 방향으로 발전해가야 한다는, 군주제 국가의 지식인으로서는 매우 앞서나간 생각을 보여주었다.

   
 
책은 다산의 개인적인 삶에서부터 고차원적인 학문적 개념까지 다산학 연구의 전모를 담고 있다. 3부로 구성된 책은 1부에서 다산의 생애와 그가 살던 시대를 소개하고, 2부에서 조선 실학사상과 다산학의 연원과 의미에 대해, 3부에서는 대표 저작인 <경세유표>, <목민심서> 등에 담긴 다산의 혁신적 철학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책 제목을 ‘다산에게 배운다’라고 지은 이유를 “다산을 통해 썩고 부패한 세상을 어떻게 개혁해야 하는가를 배워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힌다. 200년 전 조선이나 지금이나 다산이 꿈꿨던 세상은 아직 요원한 탓일 것이다.

책을 따라 다산의 삶을 살피다 보면 여러 번 흠칫 놀라게 된다. 첫째로 다산의 기구한 삶에, 둘째로 그의 천재성과 성실함에, 셋째로 진보적 사상에 놀라게 된다. 다산은 정조의 총애로 동부승지까지 오를 예정이었으나, 천주교에 관계했단 이유로 18년간 귀양살이를 한다. 이런 가운데서도 놀라운 생산력으로 500여권에 이르는 방대한 저술로 실학을 집대성하고, 왕에게 죽은 뒤 유언으로 올리는 정책이란 뜻으로 ‘유표’(遺表)라 이름 붙인 개혁방안을 남겼다. “털끝 하나인들 병들지 않은 부분이 없습니다. 지금 당장 개혁하지 않으면 나라는 반드시 망하고야 말 것입니다.” <경세유표>의 서문이다.

우리 사회가 민주화를 이루기 전 다산의 사상은 재민주권의 회복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등불과도 같았다. 다산을 배우며 우리의 주체적인 사상에서 근대적 생각을 만났고, 민중이 주인이 되는 사회를 이루고자 하는 열망의 근거를 다산에서 발견했다. 민주화가 진전된 이후에도 다산은 탁월한 통찰과 인격으로 대표적인 조선의 지식인으로 숭상 받아왔다. 다산의 시대를 멀리 지나와 이제 시민은 나라의 주인이 되었고 통치자는 시민에 의해 선출되고 퇴출되기도 하는 사회가 되었지만, 공익에 봉사하는 것의 의미를 진지하게 탐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다시금 높아지고 있다.

다산이 꿈꾸던 세상은 아직 오지 않았다. 아니 그런 세상은 쉽게 오지 않는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민(民)이 주인이 된 민주주의 사회에서 개개인의 공부는 더욱 절실하다. 백성의 힘에서 희망을 본 사상가 정약용의 삶과 사상을 아우른 이 책이 개인의 미래, 사회의 미래를 밝히는 공부에 일익을 맡기를 기대한다.

이 책에서는 다산의 개인적인 삶에서부터 고차원적인 학문적 개념들에 이르는 ‘다산학’ 연구의 전모를 만날 수 있다. 이제는 『목민심서』 등 다산의 원저들을 높은 수준의 우리말 번역으로 만나볼 수 있지만, 원저를 직접 소화하기 어렵거나 당대의 맥락을 알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이 책은 친절한 길잡이와 해설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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