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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달에게
전숙  |  ss829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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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4호] 승인 2019.03.21  13:4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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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어린 초승달일 때
아마 두 살쯤이었을 거야
죽은 엄마의 콧구멍을 후비며
설움의 구멍을 파던
칠흑의 밤이 네 울음소리에 업혀 지나고

빛을 식별할 상현 무렵
의붓엄마에게 쫓겨난
너는 훌쩍 마을을 떠났지
숨차게 언덕을 뛰어오르다가
헛디디고 굴러 떨어지는
네 상처의 시간들이 간간이 소식을 전했지

보름이라고 하늘이 환한 친구 초상집에서
둥글게 차오른 너를 만난 날
보름달에도 흉터가 있다는 걸 알았지
웃고 있는 너의 눈시울에
아직 훌쩍거리던 시간이 남아있어
달의 뒤편 골짜기처럼 아득하였지

기억에 말라붙어있던
네 유년의 칠흑을 지우며
아직 상처를 꽉 물고 있는 가피를
네 환한 미소에 녹인다

오늘 상처가 아문 보름달을 만났다
달빛의 미소가 환해서
이십년 전 내 안의 칠흑 초승달도 환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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