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 송월 4통에 경로당이 2개 나뉘어 운영되고 있어 예산만 축내고 있다는 비난이 제기되었다. 당초 나주시는 송월 4통 경로당을 2009년에 월 2,5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전세로 임대 운영하였으나 건물주가 계약 해지를 요청하여 다른 자리를 물색하던 중 LG화학 정문 앞 진미식당 2층을 2018년 1월 1일부터 2020년 12월 31일 까지 3년간 전세금 4,000만원에 임대하여 경로당을 개설하였다.

하지만 그동안 경로당을 이용하였던 주민들 간의 불화와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물 2층에 설치된 경로당의 이용 불편 등으로 경로당이 활성화되지 못하였다. 이에 사우나 사업을 하는 또 다른 주민이 자신의 건물 3층 40평을 4년간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해, 2017년 12월부터 여기에 경로당 설치 신고를 마치고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다.

 새로운 경로당으로 옮긴 주민들은 기존에 이용하던 경로당의 냉장고 텔레비전 등 비품을 사우나 3층 경로당으로 이동하고 간판도 옮겨 다는 과정에서 나주시가 임대 지원한 경로당 이용 주민과 갈등을 빚어왔다. 이 갈등이 비화되어 주민 간에 고소 고발 사태를 초래하게 되었고, 이 과정에 특정인이 모욕죄로 벌금 30만원을 선고받기도 하였다.

한 주민은 모 언론에 “나주시에서 임대 지원한 2층 경로당 건물이 부락 부녀회장 소유로 후임 통장이 편의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제기하였다. 그는 이어서 “4,000만원의 전세금은 주민회의를 거친 주민의 요구에 의해 지원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나주시가 일부 관계자의 말만 듣고 지원한 것은 시민의 혈세를 부당하게 집행한 것이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나주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김정숙 의원은 “앞으로 3년간의 유예기간이 남아 있으니 나주시에서 이 기간 안에 부지를 확보하거나 다른 대책을 마련하고, 다시는 이런 임대 경로당을 만들지 않아야한다”고 주문하였다.

이와 같은 사태의 원인은 연로한 노인들이 이용하기 어려운 엘리베이터도 없는 건물 2층에 시비 4,000만원을 들여 경로당을 개설해 준 나주시에 가장 큰 책임이 있고, 주민 간에 갈등과 반목도 한 원인이 되고 있다. 나주시 전체 598개 경로당 가운데 이와 같이 임대 형식으로 경로당을 개설한 것은 여기가 유일하다. 또한 나주시가 이 건물 소유자와 체결한 전세 보증금도 문제다. 이 건물은  2016년 4월,  2개 금융기관으로부터 6,500만원을 채권금액으로 하는 1번 및 2번 근저당이 설정된 곳이다.

나주시는 이 건물에 대해 전세권 설정등기를 마쳤으나 선순위 근저당으로 인해 최악의 경우 전세금 환불도 보장 받기 어렵다. 이 때문에 나주시가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약칭, 공유재산법)’을 위반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법 제8조에 따르면 ‘사권(私權)’이 설정된 재산은 그 사권이 소멸되기 전에는 공유재산으로 취득하지 못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여기서 ‘사권(私權)’이란 근저당 등 개인의 재산권을 의미하며, 이 법 제4조(공유재산의 범위)에는 ‘공유재산’을 전세권을 포함하여 지상권, 광업권 등으로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이렇게 경로당이 2곳으로 나뉘어 운영되다보니 경로당 한 곳에만 지원해도 될 예산이 2곳에 중복 지급되고 있다. 이에 나주시 관계자는 이용률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2층 경로당의 전세금을 임대계약이 만료되는 2020년 말에 회수할 예정이며, 그 기간 안에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 나주시가 4,000만원의 예산을 지원하여 전세 임대 계약을 한 진미식당 2층 경로당이 이용자가 별로 없어 텅 비어 있다 (사진=정성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