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연재 | 김재식 국장의 시사평론
당신 사이비기자 아냐?
김재식  |  kkim888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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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5호] 승인 2018.09.07  18:4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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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식 국장
‘더도 말고 덜도 말고’라는 우리의 고유 대 명절 추석이 성큼 다가 왔다. 요즘이야 대한민국 국민들이 먹고 사는데 큰 어려움이 없지만 지금의 60대 이상 세대의 청소년 시절만 해도 춥고 배고픈 것은 누구나 겪었던 가장 친근한 이웃 이었다.

이러한 배고픔 속에서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추석 명절은 酒池肉林(주지육림)와 같은, 풍족하지는 못했지만 이웃들의 배려로 주린 배를 맘껏 채울 수 있다는 포만의 기쁨이 곧 ‘더도 덜도 말고 추석만 같아라’이었으니 오직 했으면 “이 설움 저 설움 해도 배고픈 설움이 제일”이라는 속담이 생겼겠는가.

며칠 전 필자와 평소 친분이 깊은 후배와의 酒席(주석)에서 잡다한 대화 중에 뜻밖의 질문을 받게 되었다. 무얼 먹으며 살고 있냐는 강한 추궁성 물음이었다. 이 물음의 정곡은 ‘당신 사이비기자 아냐’라는 의미가 숨어 있다고 할 수도 있는데 주변머리 없는 필자는 둘러댈 변명조차 생산하지 못하고 무작정 화를 내고 말았다. 집에 돌아온 필자의 밤은 무엇을 먹고 살았는지에 대해 헤아리다 하얀 밤이 되고 말았는데 7년 전에 사별한 아이 엄마가 새벽녘 초생 달처럼 흐릿하게 다가온다.

정말 내가 무엇을 먹고 살았을까? 라는 悔恨(회한)이 밀려들면서이다. 불현듯 중국 史記(사기)에 실린 伯夷(백이)와 叔齊(숙제)의 이야기가 실린 백이 列傳(열전)이 뇌리에 스친다.

백이와 숙제는 형제지간이었다. 아버지인 부왕이 동생인 숙제를 왕위에 오르게 하려는 중에 아버지가 죽자 동생 숙제는 형인 백이에게 왕위를 사양 했지만 형인 백이는 아버지의 명령이라며 도망치자 숙제도 형을 따라 도망치다 주나라에 당도 한다. 마침 주나라는 신하가 왕을 시해하고 주나라를 세웠는데 백이와 숙제는 인의를 저버린 무도한 주나라의 음식과 의복을 거부하고 수양산에 들어가 고사리로만 연명하다 죽고 만다.

유가(儒家)에서는 이들을 청절지사(淸節之士)로 크게 높였다. 그런데 여기서 대단한 반전이 후세에 일어난다. 그 고사리 또한 주나라 ‘나물’ 아니냐는 질책이다. 필자가 장황하게 백이와 숙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이유는 쉽게 말해 지금에서 高潔(고결)을 위하여 고사리만 먹다 죽은 놈은 그야말로 쪼다에 속 할 것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명확한 답이 있다. 見利思義(견리사의) 즉, 눈앞에 이익을 보거든 먼저 그것을 취함이 옳은 일인지, 합당한지를 생각해야 한다. 옳지 않거나 합당하지 않으면 탐 하지 않는 것이 자신을 욕되게 하지 않는 유일한 길이다.

그러나 이게 말처럼 행동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필자처럼 항상 배고픔을 숙명처럼 보듬고 사는 사람에겐 옳고 그름은 백이와 숙제의 고사리처럼 그 다음 문제이기 때문이다.

‘삼일 굶어 남의 담 안 넘을 놈 없다’는 사람의 한계는 분명 존재 한다. 그러나 필자의 후배가 염려하는 것처럼 記者(기자)랍시고 의식주를 위한 사이비 짓은 없다. 그렇다고 백이와 숙제를 흉내 낼 도량이나 위인도 못되고 엄두도 나질 않는다. 그러나 그렇게 살아 봤으면 하는 뜨거운 단심은 가지고 있다.

선비는 날마다 세 가지 반성을 한다고 한다.  “남을 위하여 일을 도모함에 있어 진실하지 못한 점이 있었는가, 친구와 더불어 사귐에 있어 믿음성이 없지 않았는가, 스승으로부터 전수받은 것을 익히지 않은 것이 있었는가,”   필자는 여기에는 미치지는 못하지만 하루에 하나쯤은 반성하며 산다.

"사익을 위하여 양심을 팔았는가“를 항상 자문자답하면서 말이다. 글을 만지는 자리에 있기 때문이다. 오는 한가위를 맞이하여 독자제위 여러분들이 가정에 행복이 충만 하시길 기원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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