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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마당: 북소리
전숙  |  ss829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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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5호] 승인 2018.09.07  18:3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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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쾅쾅 쾅쾅쾅 북소리가 들렸지요
태풍이 몰려오는 소리인 줄 알았지요
아니에요 아니에요 미친바람이 몰아쳤지요
밭에서 호미질하던 부지런한 꽃잎 한 장
마당에서 팔방놀이하던 철부지 꽃잎 한 장
우물에서 물을 긷던 살림꾼 꽃잎 한 장
아버지를 걱정하던 효녀심청 꽃잎 한 장
지주집에서 품 팔던 가난한 꽃잎 한 장
함초롬히 피어난 복숭아 볼에는
어릴 적 솜털이 살랑살랑 보송보송
어여쁜 꽃잎들이 광풍에 날렸지요
쌀밥을 배불리 먹을 수 있다고
대물린 가난을 벗어날 수 있다고
편하고 돈 버는 일자리를 주겠다고
하고 싶은 공부를 원 없이 시켜준다
큰돈을 벌수 있다 좋은 옷을 입혀준다
천황께 몸 바치면 좋은 대우 받는다고
손에는 다디단 말 은쟁반에 받쳐 들고
등 뒤에는 채찍과 몽둥이와 거짓말을
까치밥 홍시처럼 새빨갛게 숨겼지요
제복 입은 남자에게 끈에 묶여 끌려갔지요
싱가포르 일본공장에서 일할 여성을 모집한다는
신문의 광고를 보고서 지원했지요
미친바람에 업혀가니 아수라장 전쟁터
사자 같은 아가리의 군부대 위안소
꽃잎들이 갈가리 찢기는 구간지옥
쾅쾅쾅 쾅쾅쾅 북소리가 들렸지요
심장이 터져서 핏덩이를 쏟았지요
사나운 짐승들에게 짓밟히는 꽃잎들…
사나운 짐승들에게 짓밟히는 꽃잎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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