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연재 | 시가 있는 월요일
꽃잎의 흉터-일본군 종군위안부 피해자님을 위한 씻김굿-
전숙  |  ss829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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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4호] 승인 2018.08.31  19:2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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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숙시인의 가사시 “꽃잎의 흉터”가 이영조 전 연세대 교수에 의해 칸타타로 작곡되어 ‘일본군 종군위안부 피해자님들을 위한 헌정음악회’가 9월13일, 나주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것을 기념하여 전숙시인의 가사시 “꽃잎의 흉터” 다섯마당을 5회에 나누어 싣습니다.▶편집자 주

첫째마당: 흉터

꽃잎은 한 장 한 장 꽃으로 피어나지
꽃잎 한 장이 멍들고 아프면
꽃송이 전체도 멍들고 아프지
저 혼자만 살겠다고 아픈 꽃잎 떼어내면
다리 떼면 못 걷고 손을 떼면 일 못하고
눈을 떼면 못 보고 입을 떼면 못 먹지
꽃잎 한 장 아프면 같이 앓고 울어야지
보듬어 같이 낫고 얼러서 달래야지
평생을 안고 갈 흉터 진 꽃잎들
흉터는 아픔의 사무친 기억이지
상처에서 고통의 육즙이 흘러넘쳐
뼈대에 각인된 갑골문자의 골처럼
움푹 파인 생살의 눈물로 씌어진
진실의 눈에 눈부처로 비치는 상형문자
꿈을 날다 덫에 걸린 아기새 한 마리
꿈을 꾸고 꿈을 찾아 길을 나선 선재동자
향기를 짓고자 길을 나선 꽃잎들
꽃길에 매복한 흉악한 도적떼들
어여쁘고 부드럽고 순결하고 연약한
꽃잎은 찢기고 멍들고 스러지고
너덜너덜 해진 꽃잎 흉터로 뒤덮였지
죽어도 꽃의 시간은 돌이키지 못하지
죽어도 꽃의 시간은 돌이키지 못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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