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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의 번영은 다양성과 새로움에 대한 수용성 수준에 달려 있다-자족도시 20만 달성은 인구유입 없이 불가능하다-
백다례  |  njt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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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0호] 승인 2018.05.06  16:3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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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다례 혁신도시사회·문화 연구소장
나주는 급격한 인구감소로 인해 축소도시로 선정된 도시입니다

지난해 국토개발연구원은 나주가 인구 급감으로 인해 축소되고 있는 ‘축소도시’ 20개 중 하나라고 발표했습니다. 이 조사 기간이 1995년도부터 혁신도시 인구가 증가하던 초기인 2015년까지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나주 역시 여느 지방중소도시들처럼 인구 문제가 일차적인 도시입니다.

그런데다 혁신도시의 인구의 증가세도 최근에는 주춤한 추세를 보이고 있고 원도심의 읍·면·동 인구는 매년마다 1000-2000명이 감소하고 있어 향후 자족도시 20만 인구 달성이 신기루에 그칠 수 있습니다.

사실, 인구 감소와 출산률 저하가 국가차원에서 벌어지는 구조적 문제인 상황에서 인구 증가를 전제로 한 정책만이 유일한 것인지 한번쯤 검토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인류역사를 보면 인구 규모는 국가나 집단의 지속 유지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었고 지금도 국가경쟁력에 있어서 필수요소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도시의 번영과 쇠락은 인구에 달려 있습니다

인류 역사상 최초의 제국이자 거대한 지역을 통치했던 로마제국은 현대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수준의 제도와 의식 수준을 가진 도시국가였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로마제국이 멸망한 주요 원인은 인구 감소였습니다. 당시 로마제국이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과격할 정도로 갖은 정책을 펼치지만 인구 감소를 멈추지 못해 쇠락의 길로 들어섰다고 역사가들은 설명합니다.

천년 유럽의 중세 봉건제도를 몰락시킨 결정적인 계기도 흑사병으로 인한 급격한 인구 감소였습니다. 이외에도 아즈텍제국이나 잉카제국의 멸망도 천연두에 따른 인구 감소가 주요한 원인이었습니다. 이처럼 인구 감소는 한 사회의 유지와 번영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임이 많은 역사적 사실을 통해 증명되었습니다.

고령화·저출산 시대에 도시의 경쟁력은 인구 유입 경쟁에 달려 있습니다.

인구 감소의 근원은 결혼율과 출산율 저하에 있습니다. 이는 젊은이들의 삶의 질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노동환경 및 기술의 변화가 맞물려 구조화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구조화 된다는 것은 쉽게 바뀌지 않고 지속·강화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결론적으로 인구수가 도시의 경쟁력이고 낮은 출산율이 일정정도 구조적인 성격이라면 도시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결국 외부에서 인구를 유입시키는 전략이 중요합니다. 다소 불편한 선택이긴 하지만 도시들마다 인구를 뺏기 위해 상호 경쟁을 해서라도 살아남아야 하는 상황인 것입니다. 실제로 이미 인접 도시들 간 인구 유입 경쟁은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편 각 도시들은 이러한 경쟁을 위해  주민들의 삶의 질을 물질적으로든 문화적으로든 향상시키려 할 것이니 인구 유입 경쟁은 도시의 발전에도 긍정적인 측면이 있을 것입니다.

도시의 경쟁력은 포용성과 개방성에 있습니다

도시가 경쟁력을 가지려면, 혹은 살고 싶은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이 필수적일까요? 통상 강대국이나 도시들은 기본적으로 인구수 및 넓은 영토, 군사력과 경제력에서 압도적입니다. 그러나 강대국들의 흥망성쇠를 연구한 역사학자들에 따르면 이 3가지 조건보다 더 중요한 조건은 바로 소프트웨어, 즉 문화, 가치, 정책과 제도 같은 조건입니다.

다시 말해서 전쟁을 통해 강압적으로 타민족들을 통합하더라도 지배층들이 피지배층인 이민족이나 외부 집단들에 대해 얼마나 수용적이고 관용적인가, 즉 새로운 문화나, 문물, 종교와 같은 가치를 얼마나 존중하고 그들을 자신들의 일원으로 끌어들이는가에 달려 있다는 것입니다.

적은 인구와 좁은 영토, 척박한 환경에서도 대제국이 된 로마나 몽골, 영국과 같은 나라들은 한결같이 타민족의 문화나 종교에 관대했고 피지배 민족을 시민으로 인정하여 고위직에 적극 등용하였으며, 심지어 왕이 되도록 길을 열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고대의 스파르타 도시국가나 중세말의 스페인제국, 가깝게는 일본과 독일제국은 생물학적 순혈주의나 문화적 우월주의, 그리고 종교적 패권주의로 인해 타민족을 적대시함으로써 극히 짧은 기간 안에 멸망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강대국들은 언제나 예외 없이 혼합 민족이었습니다. 당장만 보더라도 이 시대 세계 제일의 강대국인 미국이나 중국은 여러 민족과 인종들의 연합체입니다.

현재 나주는 혁신도시와 함께 새로운 사람과 문화가 섞이면서 물리적, 문화적 이질감이나 괴리 현상을 중층적으로 겪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러한 문제들은 나주가 긴 정체기를 벗고 새롭게 융성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거쳐야 할 과정이기도 합니다. 또한 다름을 인정하고 오히려 호기심으로 반기며 주인 된 자리에서 상대를 포용하는 역량이 문제일 뿐입니다.

인구 11만 도시의 나주민들이 작은 인구로도 대제국이 되었던 민족들이 보여준 힘의 원천이 다름에 대한 수용성과 개방성이었다는 것을 환기하고 또 환기하기를 기대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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