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위원만 남고 모두들 나가주세요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 주지사항에 모두들 긴장감이 묻어난 표정이 역력한 양시군의 관계자들은 숨을 죽이고 물러났다.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 채점표를 국박에 건넨 평가위원들은 길을 떠났다. 이제 남은 일은 채점표를 계산하고 발표하는 일만 남았다.

▲ 김종순 문화재관리팀장

양시군의 관계공무원과 처음부터 입회한 시민대표들과 국박 전라남도 관계자들이 하나하나 채점표를 작성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이들의 마음은 재가되어 가고 있었다.
 
침묵의 시간이 흐르면서 계산기를 찾는 소리가 정적을 깨트리는 유일한 단어다. 입회한 강인규씨는 견디기 어려운지 잠깐 자리를 떴다가 다시 앉는다.

이윽고 평가점수를 검산하여 발표를 한다. 나주시가 평가위원 전원일치로 확정된다. 아 얼마나 기디리고 기디린 외침인가  10여년의 노력의 결과인가
 
감정을 정돈하자 처음부터 다시 생각을 해본다. 10여년전 나주인은 반남에 박물관이 건립되어야 한다고 단초를 열어 지금까지 왔다.

오는 과정에서  흔히들 이야기하는 나주와 영암의 다툼으로 인해 무산되었다고 한다. 냉철히 생각해보자 과연 나주와 영암의 다툼으로 인해 국가 대사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는지 나는 생각한다.

그때는 익지 않았다고 땡감을 홍시로 만들려면 시간이 필요한 이치와 같다고 생각한다. 문화는 문화다워야 문화지 일시적인 관심과 행동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는 지속적으로 준비해왔다. 남들은 왜 나주가 사업을 벌리지 않는냐고 말해 온적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땅만 샀다.

이것이 이시대의 최선의 노력이라고 믿고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도 문화를 말해야 된다고 문화를 통한 지역이미지 쇄신 성장 동력화를 부르짖고 있다.

문화적 마인드의 확산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지만 나주는 단숨에 이루워 낼 것이다. 전국적으로 가장 모범적 사례화를 만들어 낼 것이다.

왜 지금까지 꾸준히 준비해왔기 때문이다. 이제는 하늘에서 뭐가 떨어지듯이 하루아침에 이루워지는 일은 없다. 또 그렇게 되어야 선진사회가 아니겠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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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7년 4월 문화관광부에 국립나주박물관 건의를 시작으로 1998년에는 박물관 건립타당성에 대한 용역을 국립박물관에서 하였다. 결과는 건립유치는 나주가 1번이었다.

건립시기는 국가가 IMF 시기에 있고 용산국립중앙박물관, 제주, 춘천박물관을 짓고 있기에 이러한 장애 요인이 해소된 뒷에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그러면서 시간은 갔다.

그러나 나주는 잠을 자지 않았다. 역사스페셜 사상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한 최초 발굴 아파트고분의 미스테리의 소재가 된 복암리 3호분, 금동관이 출토된 반남 신촌리 9호분, 오량동옹관가마 발굴조사를 실시하여 차곡차곡 자료를 모으고 이를 바탕으로 나주지역 고대사회의 성격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하는 등 영산강유역 고대문화의 성격을 규명하는 학술적 작업을 추진하였다.
 
2003년 신정훈 시장은 국립나주박물관 사업비를 문화관광위 소속의원에게 세워줄 것을 협의하여 문화관광위여야의원이 만장일치로 2004년 예산에 반영하여 올렸으나 국회예결위에서 삭감되었다.

2004년에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지방박물관 예산을 세워 문화관광부를 통해 국회예결위에 올렸다. 다방면의 노력의 결과였으나 이쉽게도 예결위를 통과하지 못하고 고배를 마셨다.

이유인즉 백제의 역사도 제대로 밝히지 못하는데 그 이전의 역사를 규명하는 일은 좀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였다. 이때 예산을 확보하였다는 보도가 나가는 해프닝도 있었다.

2005년 2월 나주시는 국립기관유치(박물관, 문화재연구소) 설립을 위한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드디어 10월 18일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가 이창동에 둥지를 트는 경사도 있었다.
 
작년 8월 초 임채정 국회의장이 나주 고향을 방문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국립지방박물관 건립의 필요성과 영산강유역 고대문화의 독창성을 설명드렸다.

이후 본격적으로 예산확보가 시작되자 최인기 국회의원이 적극적으로 힘을 더했다. 이런 과정에서 10억의 기본설계비가 2007년 예산으로 확정되었다.

이렇게 계획이 진행되어 가는 동안 나주시 관계자들은 수차례 한양길을 달렸다. 전남에 국립지방박물관을 건립하는 문제를 푸는 동안 동일한 문화권을 간직한 나주는 반남 신촌리 일원을 영암은 시종의 마한문화공원내로 부지를 추천 자기지역으로의 유치를 위해서 노력하였다.

중앙박물관에서도 양지역의 추천 부지를 둘러보고 계획을 세워나갔다.  세월은 잘도 갔다. 정해년이다.

정해년 벽두에 나는 금성산 해맞이 행사 특별이벤트였던 경비행기에 “새해복많이 받으십시요”라는 프랑카드를 휘날리는 임무를 맡아 하늘에서 새해를 맞는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1월이 다간 26일 국립박물관으로부터 전갈이 왔다.

나주와 영암에서 추천한 부지에 대해서 어디가 박물관 건립의 적지인지를 평가한다면서 설명자료를 준비하라는 내용이었다. 평가 일시는 30일 오후라면서 설명자료 준비시간은 3일이었다. 일단은 건축사 두분의 도음을 받아 반남 신촌리 일대를 살펴 신촌리 290번지 일원으로 정했다.

이곳을 답사하면서 첫느낌이 확왔다. 나만 그런걸 느낀 것이 아니라 함께한 모든 분들이 이구동성으로 감이 좋다는 것이었다.
 
자료를 준비함에 있어 현장의 사진이 필요했다. 지상에서 촬영보다는 항공사진이 필요하여 북풍한설을 맞으면 경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일단 사진이 확보되자 김태구 공보실장님께 자료작성 건에 대한 보고를 드리고 문화재관리팀 임은숙과 혁신도시 유치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김관영 왕곡면장과 김복수 반남면 총무팀장과 함께 드림팀을 꾸렸다.

주말에 함께 꿈을 꾸면서 웃고 즐기는 가운데 서서히 자료가 만들어 졌다. 자료 첫머리의 카피를 어떻게 하나 고민속에서 “박물관은 역사의 중심지에 건립되었다.”라고 정하고 앞부분은 역사성과 유적설명을 부각시키고 교통접근성, 입지여건, 지금까지의 나주시 노력 순으로 작성하였다.

월요일 아침에 시장님댁으로 가서 자료를 검토를 마치고 다시 수정을 가하고 수정한 것을 다시 검토받아 수정하기를 세 번정도 이어졌다.

월요일 저녁에 차트제작을 의뢰하고 화요일 10시경 출력 바로전에 다시 한번의 수정을 거쳐 최종본이 완성되었다. 고치면 고칠수록 완성도가 높아졌다.
 
오후 2시 시장의 설명에 이어 영암군 과장의 설명을 듣고 현장을 찾았다. 다시 돌아온 반남면사무소 이제는 평가위원의 평가를 정리하고 현장에서 바로 발표만 남았다.

과연 나주가 선택되어 면사무소 회의실이 역사적 장소가 될것인가 한편의 드라마는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이번 계획을 추진하면서 자신의 일처럼 도와주신 많은 분들의 혼이 오늘의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

특히 30여년전부터 반남고분의 가치를 알고 반남고분유적보존회를 결성하여 활동해온 반남면민들의 승리였다는점을 밝혀두고자 한다. 또한 끝까지 자리를 지켜주신 이철웅 나주투데이 국장과 김현정기자의 도움도 있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제가 대학 다닐 때 서성훈 전부여박물관장이 광주박물관에 근무하던 1986년 최초로 『나주반남고분군종합학술보고서』를 작성하시다 과로로 순직하셨는데 실로 20년만에 반남땅에 국립박물관이 건립되게 되니 이것이 역사의 아이러니인가
 
끝으로 박물관 반남 유치 성공을 정리하면 첫째 단체장의 문화적 마인드 확고, 둘째 장기적 관점과 친밀함 준비, 셋째 반남면민들의 자기고장에 대한 자부심, 네째 중앙정부의 정책흐름을 읽고 신속대처, 다섯째 역사문화도시에 걸맞는 연구기관 집적화, 여섯째 천재일우의 기회를 적확히 포착, 일곱째 한단계 수준높은 행정력 발휘라고 생각한다.

2007. 2. 1 오후   김종순(문화재관리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