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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과 나주양민학살 - 세지동창 양민학살Ⅵ학살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신광재 기자  |  sjs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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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호] 승인 2007.02.0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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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은 동창 주민을 왜 학살했을까?

동창양민학살추진위원회와 유족회, 그리고 이곳 주민들은 지금까지도 정확한 학살동기를 알지 못하고 있다. 진실과 화해 과거사진상조사위원회에서도 이 사건을 한창 조사하고 있지만 정확한 학살동기를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당시 목격자와 경찰기록 등을 참고해 보면 네 가지로 학살원인을 유추해 볼 수 있다. 네 가지 이유 가운데 가장 설득력 있는 학살 동기는 '동창마을 주변에 빨갱이가 많다'는 잘못된 정보를 군인들이 접수했기 때문이다.
 
주민들이 빨치산을 도와주고 있다는 그릇된 정보를 입수해 주민들까지 적으로 간주한 것이다. 더욱이 세지면에서 나온 사람으로부터 빨치산이 동창교에 인공기를 세우고 재산을 몰수해 간다는 거짓 정보를 흘러나왔다.
 
1950년 10월 6일 나주가 수복된 후 나주경찰서는 기동대를 편성해 매일 다도와 봉황, 세지, 문평 등 산악지대로 출동해 빨치산 토벌작전을 전개하였다. 수복 후 국사봉과 다도 산악지대로 빨치산 부대가 이동하자 나주경찰서는 경찰특공대까지 조직하여 다도면 국사봉 인근에 배치하였다.

"나주를 10월 6일 수복했는데 완전히 수복한 것은 아니었다. 나주읍내에서 가까운 곳부터 차근차근 수복해 나갔는데, 매일 나주경찰서에서 기동대가 국사봉 일대와 다도 등 산악지대로 출동해 토벌작전을 나갔다. 하루는 기동대 원행룡 중대장이 다도 골짜기에서 빨치산을 붙잡고 총을 한 자루 빼앗은 일이 있었다. 사기를 올리려고 원 중대장이 총 한 자루를 추켜들면서 '잡았다'라고 하는 순간 위쪽 방면에서 기습이 들어와 원행룡 중대장이 총에 맞아 죽었다."(이00, 28년생 참전경찰)

"기동대를 구성해 특공대라고 하는데, 나주경찰서 작전본부에서 매일 지휘를 했다. 주로 영암 국사봉과 화순 백아산, 다도 등으로 작전을 나갔었다."(최00, 32년생 참전경찰)

나주가 수복되었지만 다도와 국사봉 일대는 아직 빨치산의 수중에 있었다. 세지는 다도 다음으로 늦게 수복된 지역으로 동창소재지에서 5분도 안 되는 거리에 국사봉이 자리 잡고 있다.
 
지리적 특성상 낮에는 봉황지서와 영암 신북지서 경찰이 '빨치산을 도왔다'며 괴롭힘을 당해야 했고, 저녁에는 국사봉에서 빨치산이 내려와 식량과 김치 등 먹을 것을 모두 가져가 이중고를 겪었다.

"신북과 봉황지서 경찰들이 가끔 마을로 들어와 주민들을 운동장에 세워놓고 몇 사람을 시범적으로 죽지 않을 만큼 때렸다. 저녁에 빨치산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내줬다는 게 이유야. 식량을 내주지 않으면 죽이는데 안 내줄 수 없잖아. 젊은 사람들을 골라내 봉황지서로 데려 가 심한 폭행을 가했다. 저녁에는 또 잠을 못 자. 젊은 사람들은 산으로 데려가고 식량과 음식을 가져가 먹을 것이 없을 정도였어. 50년 음력 11월과 12월이 가장 심했다. "(조기영, 마을주민)  
     
"우리 마을에서 좌익 활동을 한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제일 적은 축에 들 겁니다. 인민군 치하에서 그들에게 죽은 사람이 면장 1명과 경찰 2명밖에 없었던 것만 봐도 알 수 있어요."(강길만, 구국연맹회원)

"동창에 부역자들이 조금 있었지만 그들은 이미 도피한 뒤였다. 그때 세지면 당위원장 이모씨, 인민위원장 나모씨, 지서장격인 분주소장 이모씨 등외에 특별히 생각나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리고 군인들이 진주할 때는 그런 빨치산 간부들은 이미 산으로 튀어 부렀지. 그런께 스스로 떳떳하다고 자부했던 사람들이 진주한 군인들을 환영하는 뜻에서 나왔다가 몰살을 당해버린 겁니다."(노태규씨)

동창과 섬말부락에 150호가 넘는 주민들이 살고 있었으나 좌익 활동을 했거나 부역을 한 집은 몇 가구에 불과했다. 이미 좌익 활동을 한 사람들은 산으로 올라간 상태였다..

5중대는 국사봉과 가까운 마을 주민들이 빨치산의 식량보급 역할을 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주민들을 학살한 것으로 추정된다. 주민들을 학살함으로써 빨치산의 식량보급을 끊어버리겠다는 계산이 깔려있었던 것이다.
 
면사무소에 근무했었던 염기열씨의 진술에 따르면 5중대는 동창과 섬말 주민 130여 명을 집단학살한 것을 마치 국사봉 토벌작전을 전개해 공비(共匪)를 사살한 것으로 허위 보고해 전과를 올렸다.
 
민간인을 집단학살하고 이를 마치 빨치산을 토벌한 것처럼 조작해 전과를 올린 5중대 권준옥 중대장은 전쟁 후 훈장을 받았다.   

"100여 명이 넘는 양민들을 죽이고 돌아가서 금정산 국사봉에 주둔한 인민군 빨치산 부대를 토벌한 것처럼 전과를 올린 것으로 보고한 것 같다."(학살부대 현장안내인 염기열씨)

두 번째는 다도로 토벌작전을 가던 중 길이 반듯하게 난 세지로 길을 잘못 들었다는 것.

"군대에서 일등 중사로 있을 때 거기서 들었다. 11사단 김종만이라는 사람이 나주 세지 공비토벌을 나갔는데, 세지 동창교 위에서 양민을 반란군인 줄 알고 학살하였다는 것이여.
 부대가 영산포에서 다도로 가려고 했는데, 봉황으로 들어가는 길이 95도로 돌아가니까 반듯한 세지로 길을 잘못 알고 갔다고 김종만이가 말을 했어."(김순모, 세지면 벽산리)

5중대 대원이었다는 김종만씨의 얘기를 전해들은 김순모씨의 증언에도 귀 기울일 점이 있지만 나주경찰서 직원이 영산포 구국연맹 사무실을 찾아와 "세지로 진주하러 간다"고 세지출신 구국연맹회원과 영산포에 피난 나온 주민들을 데리고 세지로 향한 점을 미뤄 다도로 가려다 길을 잘못 들어 세지로 왔다는 이유는 사실과 동떨어진다.
 
세 번째로 학도병으로 5중대를 따라간 김모씨(당시 20세)의 증언이다.
 
1951년 1월19일 나주경찰서에 도착해 경찰서 마당에 텐트를 치고 야행을 하고 있는데, 세지 방향에서 포탄이 날아왔다는 것. 이에 화가 난 국군이 다음날 세지로 향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주경찰서에서 세지까지 거리가 15km가 넘는데다 국사봉에 주둔한 빨치산 부대가 세지에서 나주경찰서까지 날릴 중화기 화력이 없었던 점을 미뤄 설득력이 떨어진다.
 
김씨말대로 포탄이 날아왔다면 영산포 방향에서 날아온 포탄일 가능성이 높다. 1월 19일 나주경찰서로 폭탄이 날아 온 공식적인 기록이 없지만 김씨처럼 5중대에 편입되어 이날 군인을 따라온 학도병이 상당히 많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마지막으로 다도 덕림으로 가려던 부대가 봉황 덕림으로 잘못 알고 세지를 거쳐 봉황으로 가던 중 학살을 저지른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그러나 이 또한 '다도로 가려다 세지로 온 것 같다'는 두 번째 이유와 별반 다를 바 없다.
 
이상 4가지 학살 이유에 대해 나열해 보았는데, 이 중 목격자와 당시 상황을 종합해 볼 때 빨치산의 보급로를 끊기 위해 국사봉과 가까운 마을 주민을 학살한 첫 번째가 이유가 가장 설득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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