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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발찌 끊고 도주 40대 탈북자 검찰 송치 “우발적 범행”
황의준  |  njt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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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9호] 승인 2017.11.12  15:2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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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원에서 보호관찰 중 전자발찌를 끊고 달아난 40대 탈북자가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거듭 주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답답함을 해소하고, 북한에 있는 아내가 보고 싶어 범행했다"는 이 탈북자의 주장과 입북 정황 등을 토대로 국가보안법 위반(탈출예비) 혐의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나주경찰서는 2일 전자발찌를 끊고 달아난 혐의(특정 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유태준(48)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유씨는 지난 8월1일 오후 3시36분께 나주시 한 정신병원 주변 야산에서 휴대용 전자 부착장치를 버리고 벽돌로 전자발찌를 훼손한 뒤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법무부 조사 결과 유씨는 "북한에 있는 아내가 보고 싶어 도주했다. 사전에 계획한 것이 아닌 우발적 행위였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차례 탈북한 적 있는 유씨는 병원에서 도주 뒤 북한으로 가기 위해 인천 월미도 해안가를 사전 답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서울의 한 백화점에서 구명조끼·오리발·물안경 등을 구입, 거주했던 인천지역 옥탑방에 보관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유씨는 도주 경로에 대해서는 "병원서 야산으로 도주한 다음 날인 8월2일 오전 하산한 뒤 광주지역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서울로 향했다"고 주장했다.

유씨는 서울·인천·부천·안산 등지의 건설 현장에서 일용직 근로자로 일했으며, 지난 9월 초 인천의 한 공원에서 만난 노숙자 진모(58)씨의 신분증을 빌려 신분을 속여온 것으로 밝혀졌다.

유씨가 알코올 중독 증세가 있는 진씨에게 술을 사준 뒤 환심을 산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유씨는 지난 9월29일 인천의 모 지역 옥탑방을 월세 계약할 당시와 공사장 일자리를 구할 때 진씨인 것처럼 행세했다. 9월 중 개통한 휴대전화도 진씨의 명의를 도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씨는 도주하기 보름 전인 지난 7월15일께 병원 ATM 기기에서 통장에 든 360만원 중 100만원을 인출했다.

유씨는 진씨의 명의로 개통한 휴대전화로 서해안 지도 등 입북 관련 내용을 수차례 검색해본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망상 증세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유씨는 경찰에서 "국정원과 남한 경찰이 (자신을) 불법으로 감금해왔다. 정신병원에 갇혀 사는 삶이 답답했다. 공사장에서 일하며 돈을 벌 때 행복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답답한 삶에서 벗어나 북한에 있는 아내를 만나러 가기 위해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했다. 월미도 해역으로 수영해서 입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유씨의 통화 내역과 범행 전후 행적·주변인을 수사한 결과 유씨의 입북을 돕기 위한 조력자는 없었고, 유씨가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고 설명했다.

다만, 입북을 준비했던 정황을 토대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적용 여부를 법리 검토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유씨가 계획적으로 입북을 준비했다면 모아둔 돈을 모두 인출하고 치밀한 준비를 했을 텐데, 조사 결과 이 같은 정황은 없었다"며 "법무부 등지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보강 수사를 벌일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유씨는 범행 78일만인 지난달 18일 오후 인천에서 검거됐다.

유씨는 지난 2004년 이복동생을 살해하려한 혐의(살인미수)로 징역 3년과 치료감호 10년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3월7일 복역을 마치고 감호소를 나온 뒤 치료감호심의위원회에서 전자발찌 부착 명령(10년)을 받고 나주 정신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98년 탈북한 유씨는 2001년 '아내를 데려온다'며 재입북했다가 이듬해 남한으로 돌아왔으며, 북한과 관련한 망상장애에 시달리다 범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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