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노금 나주시의원

날 수에 대해 손가락으로 하나 둘 헤아려보는 버릇이 생긴 것 같다. 이제 나주시의원으로서 일 할 수 있는 날이 열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세월의 흐름이 눈 깜짝 할 사이에 지난다는 표현을 자주 쓰기는 한다지만 그런 진부한 표현이 아니고도 정말이지 이젠 열 달도 남지 않은 현실 앞에서 요즈음은 나의 의정 활동에 대해 더욱 마음을 다잡지 않을 수 없다.

정치 지망생들에게 의원이 되려는 이유를 물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역사회에 봉사하기 위한 것으로 자신들의 역할을 정의하곤 한다. 성장기 유년 시절부터 정치와 이모저모로 많은 연관이 있었던 친정의 가정 분위기 때문에 나 역시 나에게도 언젠가 한번쯤 그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작으나마 지역을 위한 봉사를 이러저러하게 해보겠다는 그런 꿈을 꾸며 성장기를 보냈었던 것 같다.

어쩌면 그래서 결혼 이 후로도 쉽게 고향나주를 단 한 번도 떠나지 못했었나 싶다. 그런 연유로 아이를 셋씩이나 낳아 기르며 직장생활을 하면서 또 글을 쓰면서도 그리고 열권 넘는 책을 펴내면서도 그렇게 항상 나주에 집착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특히나 나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얼마간의 식견이 생기고 부터는 그러한 열정들은 내 안에서 더욱 뜨거워지고 커갔었던 것 같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열린다고 비례대표로나마 기초의원이 되었다. 선출되기 전 보다 막상 의원으로서 할 수 있는 영향력이나 일에 대한 한계를 실감하면서는 나 스스로에게 조금씩 실망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최소한 밥값은 해야 한다는 소신으로 나름의 정치적 신념과 소신으로 열심히 더 나은 지역의 변화를 위해 의정활동에 임했다고는 감히 자신할 수 있다.

 행사장 참석이나 많은 분들이 계시는 곳에 가는 것은 언제나 낯설었다. 그래도 의원이라는 책임감 때문에 늘 힘을 내었지만 어쨌거나 그런 스킨십은 다른 동료의원들에 비해 조금은 낮은 성적이 나오지 않을까 스스로 자평할 수밖에 없다. 시정 현안에 대한 시정 질의도 생각보다 어려웠다.

정례회 날짜가 공고가 되면 아연 긴장을 하고 평소 준비해 왔던 모든 자료를 바탕으로 시정 전반에 걸친 질의 원고 작성에 들어가는데 그것 또 한 생각보다 만만찮은 작업이어서 늘 집행부에 원고를 넘겨주어야 하는 맨 나중 마지막 날까지 끙끙대는 것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제일 힘들었던 것은 2선 3선의 선배 의원들은 별로 힘들지 않게 하는 것 같은 의원발의 조례제정 부분이었다.

사회적 이슈나 지역사회의 현안에 대해 저거다 싶은 부분들에 대해서 나름 연구하고 타 시 군의 자료까지 수집하여 꼼꼼히 챙기면서 준비하다 보면 동료의원들은 그 부분들을 언제나 나보다 한 발짝 앞서 조례로 제정하여 발표하곤 해서 허탈하기도 했다. 일테면 나는 항상 한 템포가 늦었던 것이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그 이유는 모든 것을 혼자서 하려는 편협함이 빚은 결과였다. 의회 내에 많은 전문 인력들이 그러한 부분에서 언제고 의원들을 보좌하고 도와주기 위하여 근무를 하고 있음에도 "내가 하겠다"라는 고약한 고집이 문제였던 것이다. 의원을 평가함에 있어 많은 평가 항목이 있을 수 있다.

그 지역사회의 사회적 현안이나 문제점들에 대해 집행부를 향해 견제하고 질타하면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의회와 의원 본연의 임무일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부분을 조례로 제정하여 보다 효율적이고 지역민 모두에게 유익을 끼치게 하는 일, 그것이 의원의 본분이기도 하고 또 본인 스스로도 가장 보람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 한다.

그런 차원에서 본다면 어쨌거나 조금의 노력으로 지역사회와 지역민에게 고루 혜택을 드릴 수 있는 조례제정은 의원들 모두가 가장 관심을 기울여야 되는 부분임에도 나의 초라한 조례현황 성적표는 지금 많은 분발을 요구하고 있다. 관심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늘 조례, 조례를 되 뇌이며 3년 넘게 달려 왔지만 이제 뭔가 지역민 앞에 좋은 조례를 내놓지 않으면 안 될 시점에 와있는 것 같다.

나주시 홀로 사는 노인 고독사 예방을 위한 조례안이라든지 나주시 성인 문해 교육지원에 관한 조례도 참으로 주민들과 밀접한 조례였다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 한참 문제가 되고 있는 청소년 문제를 좀 더 가까이서 교육적으로 배려하고 지원 해 줄 수 있는 조례안인  학교 밖 청소년 지원 조례안 같은 내용들 모두 다른 동료의원들께서 내 앞서 발의한 조례임에도 생각하면 속이 쓰려지는 훌륭한 조례안들이다.

 10개월도 남지 않은 의원 임기동안 이제부터는 후회 없는 의정활동의 마무리를 위해 정말이지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해 본다. 그리고 꿈에서도 나를 쫓아다니는 각종 조례안들의 정리를 위해 전문위원과 직원들에게 도움을 청하고 선배 동료의원들에게 자문을 구하며 그렇게 시민들에게 꼭 필요한 조례 몇 개쯤은 꼭 더 만들어 보아야 겠다라는 다짐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