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연재 | 시가 있는 월요일
눈금
전숙  |  ss829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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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8호] 승인 2017.07.30  08: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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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금을 맞춘다
한 치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 인생이라는 재단
눈금마다 바람의 맛이 다르다
혀는 단맛과 서러운 맛만 기억한다
아직 혀끝에 감도는 솜사탕 같은 단맛이 다음 눈금을 재촉한다
조금 더 단맛을 맛보려고 여행길의 정류장 같은 눈금에 진입한다
어떤 맛을 만날지 생의 메뉴판을 들여다본다
노을의 눈금은 직진을 벗어나 활처럼 휘어진다
붉은 기운이 산등성이에 걸리고 나뭇잎은 초록을 지우고 있다
언제까지 푸른 척 포장할 순 없다
보톡스로 마비시킨 주름들이 지문 같은 상흔을 드러낸다
면역력이 떨어지니 대상포진을 조심해야해
예방접종까지 했어도
대상포진이 잠복하고 있는 눈금에서 정차하고 말았다
목적지까지 에돌고 싶은데
아직 구경하고 싶은 게 많은데
네비는 가장 빠른 길을 안내하고 돌아가는 길은 차단되었다
눈금에서 맛봐야 하는 것들
복숭아나무회초리처럼 버티고 있는 것들
사라지는 시간을 위해서 눈금이 예비하고 있는 것들
회초리를 피해 건너뛰려고 몸부림쳤지만
눈금은 요지부동이다
생의 궤적에 따라 눈금의 맛이 달라지지 않는다
홈인까지 모든 주자는 일루이루삼루를 정확히 밟아야한다
꽃과 열매와 씨앗의 눈금을 밟고 그림자는
바작바작 타고 있다
자작자작 스며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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