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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다듬기 - (37)「일사분란이면 콩가루 집안」
신광재 기자  |  sjs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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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3호] 승인 2007.01.1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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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성어를 쓰는 가장 큰 이유는 ‘좀더 있어 보이는 것 같은 효과’ 때문일 것이다. 이런 것 없이 그냥 쉽게 쓰면 뭔가 아쉽고 싱거운 듯한 느낌이 드는 글에 새로운 맛을 불어넣을 수 있어 ‘큰 위기’보다는 ‘절대절명의 위기’처럼 쓰는 것.

그러나 시쳇말로, ‘오버’한 이런 표현에는 묘하게도 실수가 많다. 사소한 실수라면 그나마 괜찮지만, 정반대의 뜻이 돼버리는 수도 있다. 그러니 안전하게 아는 것만 쓰든지, 정 그게 싫으면 뜻을 잘 알아보고 쓰는 것이 실수를 피하는 지름길이다. 바로 위의 ‘절대절명’처럼.

사소한 실수인 ‘절대절명’은, ‘어찌할 수 없는 궁박한 경우’를 뜻하는 ‘절체절명’의 잘못이다. 절체절명(絶體絶命)은 말 그대로 ‘몸도 다 됐고, 목숨도 다 됐다’는 뜻인데 ‘절체절명이라 아무런 의욕도 남아 있지 않았다’처럼 쓴다.

어느 사전은 ‘진퇴양난’과 같은 뜻이라고도 설명한다. 그러므로 ‘절체절명의 위기’는 되지만 ‘절체절명의 기회’는 안 된다.

‘일사분란’은 정반대로 잘못 쓴 경우다. 한자로 쓰자면 ‘一絲紛亂’이나 ‘一絲粉亂'쯤이 될 터인데, 어느 쪽으로 해석을 하더라도 ‘(한 올의 실이)가루가 돼 날린다’거나 ‘어수선하고 소란스럽다’는 뜻이 된다.

쉽게 말하면 ‘콩가루 집안’쯤? 그러나 이 말을 쓴 사람의 의도는 ‘한 오리의 실도 엉키지 않아 질서가 정연하고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는다’는 것이었을 터. 그런 뜻으로는 ‘일사불란(一絲不亂)’이라고 써야 한다.

설마 ‘일사분란’이라고 쓰는 사람이 있겠나 싶다면, 인터넷에서 한번 검색해 볼 것을 권한다.
다만 그 결과에 놀라 심장마비를 일으키거나 하는 일에 대해서는 책임질 수 없음을 미리 밝힌다.

(이진원의 '우리말에 대한 예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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