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해로하겠다는 언약
요양병원에 입원해서까지 현재진행형이다
한발 더 긴 햇발이 생의 길목에 먼저 주저앉은
그늘에게 밝음을 나눠준다
자리를 좁혀
햇빛도 달빛도 나누던 시절엔
혼자 숨어 지낼 골방 같은
숨 뱉을 간격을 내주는 게 사랑이었지
저물녘은 간격 제로의 시간
밀착취재 같은 24시간 카메라의 눈이 필요하지
젖 물리던 시간은 시나브로 말라붙어
더 이상 강물이 흐르지 못해도
치매의 그늘에
다시 돌아온 옹알이도 그 깊은 뜻 읽어주고
깡마른 강바닥 핏발서게 긁어도
다시 피 말리는
빚쟁이처럼 여전히 목마른
그 갈증 원 없이 문질러주고
기저귀의 눈물로 짓무른 시간
퇴화된 꼬리뼈 같은 사랑이 못내
머뭇거리는 해를 안쓰럽게 붙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