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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년 전 파리 번데기 껍질, 무덤의 비밀 풀다“하나를 보고 열을 알았다”
황의준  |  njt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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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7호] 승인 2017.04.22  13:3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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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는 나주 정촌고분 금동신발 내부에서 1500년 전 파리 번데기 껍질을 국내 최초로 찾아냈다. 이를 법의곤충학적으로 분석연구, '빈(殯)'이라는 장례 절차의 존재 가능성을 입증했다.
 
파리 번데기 껍질은 북유럽 바이킹 무덤에 매장된 시신의 옷, 일본 하자이케고분의 인골에 부착된 채 발견되는 등 국외에서는 몇 차례 보고된 바 있다. 법의곤충학은 시체에 있는 곤충의 알→구더기→번데기→성충 생활상을 이용, 사망 후 시간 경과 등을 밝히는 학문이다. 빈(殯)은 시신을 관에 넣어 장사를 지내기까지 일정 기간 임시로 안치하는 절차다.

파리 번데기 껍질은 정촌고분 1호 돌방(石室)에서 출토된 금동신발 속의 흙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무덤 주인의 발뒤꿈치 뼛조각과 함께 10여 개체가 발견됐다.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는 무덤 주인공의 외부 장례절차(殯)의 존재 가능성, 사망 시점, 1500년 전과 현재의 기후변화 여부 등 세 부분으로 나눠 법의곤충학적 분석을 했다.

정촌고분은 한 변 길이 30m, 높이 9m인 5세기 후반대 마한 수장급의 방형 무덤이다. 무덤 안에서 돌방 3기, 돌널(石槨) 4기, 독널(甕棺) 6기 등 매장시설 14기가 확인됐다.

정촌고분 1호 돌방과 같은 조건, 즉 빛 차단·평균 온도 16도·습도 90%에서 파리의 알, 구더기, 번데기 중 어떤 상태일 때 성충이 되는지를 실험한 결과 번데기 상태일 때만 성충이 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알에서 번데기가 되기까지 평균 6.5일이 걸린다. 정촌고분 1호 돌방의 주인공은 무덤 밖에서 일정기간 장례 절차를 거친 다음 무덤 안으로 들어갔음을 알 수 있다.

파리 번데기 껍질은 검정뺨금파리(Chrysomyia megacephala)의 것으로 추정된다. 요즘도 정촌고분 주변에 서식하고 있으므로 기후 변화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9월께 가장 활발히 번식하며 주 활동기간은 5~11월이다. 정촌고분 1호 돌방의 주인공도 이 기간에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는 법의학 전문가와 함께 파리 번데기 껍질과 같이 나온 인골의 신체특성도 분석할 예정이다. 무덤 주인공의 사망 원인과 나이, 식습관, 신체 크기 등을 검토해 고대 영산강유역 사람들의 모습과 장례문화를 살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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