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식 국장

대의민주주의에서 필연적으로 따르게 되는 것이 있다면 선출직 공직자 즉, 시의원, 도의원 지자체장, 국회의원, 대통령 등이다. 모든 국민들을 광장에 모아놓고 개개인의 의사를 물어 다수가 요구, 결정하는 직접 민주주의는 인구의 기하급수적 증가로 인해 불가능하자 시민의 대표를 선출하여 개개인의 의사 결정권을 위임받는 사람을 선출직 공직자 즉, 대한민국식 동냥 벼슬이라 부른다.

이 동냥 벼슬아치가 천박해졌을 때의 가장 큰 문제점이 박근혜 권력에서 적나라하게 그 병폐를 보여주고 있는데 지역정치판에서도 과거나 현재 지도자들의 정치의식 부족으로 많은 문제점들을 드러내보인 것이 사실이다. 직언 하자면 선출직 공직을 단지 집안의 영광이나 출세를 위한 방법, 부림을 위한 수단으로 여겼기 때문에 자신에게 동조하지 않는 사람을 주적으로 여기고 견원시 하는 것이 나주지역의 가장 못된 작태였다. 즉 대의명분의 화의부동이 아니라 이해타산이라는 천박한 부화뇌동을 무기로 黨同伐異(당동벌이)를 일삼아 건강한 의식을 배척했던 것이 나주 정치판이었고, 현재도 진행형이다.

며칠 전 우연한 酒席(주석)에서 임성훈 前 나주시장을 만났었다. 그의 시장재임시에나 퇴임 후에도 친분을 가진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기에 합석은, 사심 없는 취중진담을 통한 전 나주시장의 속내라는 호기심도 작용 했겠지만, 한때 나주시의 수장으로서 그의 진솔한, 나주라는 지역적 문제의 공통분모 생성이나 가치의 속살을 알고 싶었기에 호불호가 없었다.

우선 오해를 피하기 위해 말하는데, 필자의 평소 지론은 죽은 권력에 대해선 불 왈가왈부이다. 또한 술 먹은 놈은 "개"라는 조선 민족의 미풍양속 같은 너그러움도 酒黨(주당)으로서 크게는 아니지만 동의한다. 그러고 취중진담이라는 평소 마음에 사무친 울분을 술이란 권력을 빌린 해소에도 언짢게 생각하지 않고 필자가 지목의 당사자라도 내 생각이 못 미친 부분에 대해선 이해를 구하는 솔직한 편이다.

그는 만나자 마자 나주시장 선거 패배를 "나주투데이"가 주범이라며 강하게 지목하고 나섰다. "나주투데이 주범"론을 강하게 주장하는 이면에는 자기 합리화라는 본능의 꿈틀거림에 의한 부수적 이익이라는 산술이 의식 속에 잠재해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데 "자기보상"이라는 심리학적 측면의 위안이라는 생각도 든다.

이러한 의식을 가진 사람들 대부분은 여하한 성공과 실패를 자기중심적으로 재단하려는 경향이 강한데 이러한 사람들은 지역민심에 의해 퇴장 카드를 받고 정치적으로 독수공방 신세, 결국 정치적 미아가 되고 말았던 것이 지역정치인의 숙명이었다. 돌아가신 분을 들먹여 죄송스럽지만 지금은 고인이 되신 "김첨복(나주시청 사무관 출신)" 선배의 정신세계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 중 한 사람이 필자였지만 그와 유종의 미를 끝내 거두지 못했다. 당신 생전에 "형님이 의로운 사람이라면 의로운 사람을 가까이 하고 도와주십시오" 필자의 간곡한 당부였지만 내가 사람을 잘못 판단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것은, 당시 임성훈 시장과 일본을 함께 다녀온 과정이었다.

그와 인연은 그렇게 끝났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임성훈 시장과 함께 한 일본 구경에 눈은 호강했는지 모르지만 "김첨복" 선배와 쓰디쓴 소주로 결기를 달래며 처자식 굶긴 필자에겐 몇몇의 표리부동한 사람들의 권력에 빌붙어 자신들만의 호사가 큰 배신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 배신은 진행형이고 그들은 그래도 잘 먹고 산다. 그래서 그때 만난 모든 사람들과 모든 인연을 정리하고 산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때 놈" 것이라는 어처구니없는 당사자가 "임성훈" 자신이 아닌지 권력에서 멀어진 오늘에서 고해성사가 있어야 한다.

나주시장이라는 권력이 징역 갔었던 지인들에 의해 만들어 졌다거나 턱찌꺼기에 목매단 측근 또는 자신의 덕망이라고 여긴다면 당시 나주지역의 비정상의 정상을 위해 많은 것을 잃은 사람에게는 큰 모독이 되는 것이고 과대망상증상과 흡사하다.

배고픔을 함께 했던 "의"를 저버리고 나주시장이란 진수성찬 앞에 자신만의 뱃속 채우기에 게걸스러웠던 부치기 들과 함께 한 결과가 "임성훈"의 정치적 몰락으로 귀결 되었다는 것을 잊어서는 정치를 하든, 안 하든 답이 전혀 없다. "임성훈" 권력에 기생했던 주변부들은 단 한 번도 옳은 것을  위해서 자신의 것을 잃어 본적이 없었던 사람들이였다.

단맛에 길들어진 회색분자들이 모여서 나주역사를 새롭게 쓰겠다? 소가 웃을 일이다. 前 "임 시장"은 "나주투데이"에 무너진 것이 아니라 자신이 의로운 사람이 아니었기에 허물어진 것이다. 다시 "김첨복" 선배에 빗된다면 "당신이 의로운 사람이라면 의로운 사람과 가까이 했어야" 옳다. 그 반대라면 더 볼 장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 민심을 통해 확인되었다.

다시 강조하지만 "임성훈"의 장래 권력 여부에 필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이웃으로 진실과 오해를 이야기하는 것뿐이다. 필자가 특별히 정의로운 사람도 아니고 배신을 밥 먹듯 하는 머리 검은 짐승의 용맹함도 없지만 누구 앞에 서든 당당하지 못할 이유가 전혀 없다. 또한 처음부터 오늘까지 아니 내일도 그러겠지만 "강인규 시장"에게 단돈 1원, 前 김대동 시장에게 단돈 만원이라도 받아 삶에 보탬이 되었다면 필자는 二父之子(이부지자)다. 그래서 한편으론 "신정훈" 前 시장에게 미안한 생각도 든다. 남 탓 이전에 자신과 자신의 주변 인물들을 두루두루 살펴보시고, 새해에는 지난일 괘념치 말고 건강이나 잘 챙기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