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식 국장

'새가 궁하면 아무거나 쪼아 먹게 되고, 짐승이 궁하면 사람을 해치게 되며, 사람이 궁하면 거짓말을 늘어놓게 된다' 공자는 간단명료하게 거짓말의 해악을 '새'와 '짐승'의 예로 들어 사람을 일깨우고 있다.

'조선 공사 삼일'이라는, 과거 官(관 정부)에서 국민들을 상대로 얼마나 많은 거짓말을 일삼았기에 우수개소리가 가능 했을 것이다. 즉 콩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면 만사가 먹통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나주시가 모 방송을 통해 마을합창단이 만들어진 이유를 '연습비를 일부 지원해 주기 시작하면서 태동한 마을이 자그마치 17곳으로 불었다'라며 마치 자생적으로 농촌마을에서 생활문화를 즐기기 위해 주민들 스스로가 앞 다투어 합창단에 모여 든 것처럼 각색과 윤색하고 나선 것을 역으로 짚어보자면 난맥상을 실토하고 있다는 춘치자명을 뽐내고 있는데 궁하면 거짓말을 하게 된다는 공자의 말씀이 느닷없이 생각나서다.

나주시는 이어서 '엄마가 고 3년 학생인 딸의 손을 잡고 나와 연습'한다는 자랑인데 나주시 공무원들의 자녀가 하필 고 3년이라면 모녀가 손잡고 합창 연습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인지 되레 묻고 싶다.

본지(2016.09.25. 보도)에서는 '나주시 읍·면·동 마을합창단 운영 많은 문제점 노출'이라는 제하의 제목으로 나주시의 생색내기 엉터리 시책을 지적했었다. 문제를 다시 해부 하자면 '지역화합과 문화행복도시 조성'이라는 거창한 명제를 달고 마을 합창단은 출발한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각 읍면동 사무소에서 등을 떠밀어도 주민들이 손 사례뿐이라 관련 공무원들은 그야말로 있는 정 없는 정, 미운 정 고운 정 이렇게 사정으로 머릿수를 채웠는데 그 과정도 '해외 토픽감'이 틀림없다.

합창의 중요성은 화음이라 할 수 있는데 콩나물 '대가리'라도 알아야 면장 할 것 아니냐는 것이다. 각 읍·면·동 합창단 참여자의 면면을 보면 대부분 '안 면' 아니면 언감생심이다.

A동 같은 경우 주민자치위원 부인들의 얼굴이 대부분이다.

나주시의 신규시책이 이렇게 꼬이게 된 것은 입안자나 결재권자의 한계가 부른 禍(화)라는 비난이 공무원 사회에서도 있다. '지역화합과 문화행복도시 조성'이라는 대단한 시책이 實(실) 그리고 過(과)의 검증 없는 졸속이었다는 것이 공무원 사회의 우화이다. 또한 읍면동 실무자들은 그야말로 유구무언이다.

그런데 나주시가 빚 좋은 개살구처럼 지화자찬을 하고 나선 이면은 합창단 문제를 이대로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다급성의 결론이라는 분석이 세를 얻고 있다.

다른 모사는 아직 꿈을 헤매고 있는 여타 읍면동 합창단의 부진에 대한 압박이라는 카드로 읽힌다. 나주시는 이렇게 협박도 한다. '나주시는 참여자들의 뜨거운 열기에 마을 합창축제도 계획하고 있다.' 갈고 닦은 솜씨를 윗전에 보여 신규시책의 성공을 확인하고 싶다는 욕망은 이해가 가지만 우성과 열성을 갈려 어디에 쓸 물건인지가 먼저 궁금해진다.

이제 공무원들에겐 바쁜 철이 도래 하고 있다는 신호탄이다. 민성 6기도 어느덧 반환점을 돌아섰다. 무언가 성과를 만들어 局量(국량)을 보여주고 싶은데 국그릇은 국만 퍼 담을 수밖에 없으니 한계가 야속하다. 공자는 군자는 불기, 즉 선비는 그릇이 아니라고 일갈한다.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는 사람이 참 선비라는 의미다.

배고픈 백성들에겐 겨울은 如三秋(여삼추) 같다. 그러나 해바라기는 하루해가 짧기 마련이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이 있다. 권력이 아닌, 사람을 위한 진실한 고민이 있다면 내일을 걱정 할 필요가 전혀 없다. 그러나 그 반대라면 걱정은 확실히 필요하다. 봄버들이 천만사를 늘어놓아도 가는 봄을 잡을 수 없다는 것은 진리다. 정말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깊은 생각이 필요한 나주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