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폭락 속에 이뤄지고 있는 쌀수입을 즉각 중단하라는 농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국농민회 광주·전남연맹(광전연맹)과 전국쌀생자협회 회원 등 150여명은 20일 오전 나주혁신도시 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앞에서 '가공용쌀 수입 중단'을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갖고 정부와 농정 당국을 규탄했다.

이날 결의대회는 정부가 국영무역을 대행하는 aT를 통해 TRQ(저율관세수입물량) 미국산 가공용쌀(중립종메현미) 6만405t 수입계획을 밝힌데 따른다.

이효신 전국쌀생산자협회장은 "쌀값이 폭락하다 못해 25년 전인 1991년 가격으로 추락한 기막힌 상황에서 정부의 미국쌀 수입계획 발표는 농민들을 두 번 죽이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전국농민회 광전연맹 소속 농민들 또한 "정부는 풍년 소식에도 한 숨을 쉬어야하는 농민들의 애타는 심정을 아는지 묻고 싶다"며 "현재 재고미가 175만t에 이른데도 정부는 미국쌀을 팔아주기 위해 농민들의 생존권을 짓밟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어 "정부는 513%의 관세율을 지키기 위해 쌀수입 불가피론을 말하고 있다"며 "우리쌀도 넘쳐나는 상황에 국내 쌀시장에 직접적 타격을 미치는 쌀 수입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고 따져 물었다.

정치권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이들은 "여·야가 추곡수매 예상가를 제시했지만 매년 수만t씩 외국에서 들여오는 수입쌀로 인해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는 농가를 위한 대책은 어느 정당도 마련하지 않은 채 손을 놓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날 농민들은 밥쌀용 쌀 수입을 규탄하는 상징의식으로 aT청사 앞에 볏짚 사일리지 곤포로 벽을 쌓고 '볏단 화형식'를 가졌다. 농민들은 쌀 수입은 생존권 문제인 만큼 쌀 수입이 즉각 중단되지 않을 경우 11월께 대규모 농민대회를 열고 본격적인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