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식 국장

낫살 꽤나 드신, 언필칭 언론인이라는 사람이 열린 공간을 통해서 나주시장에게 건강과 만복을 기원하고, 다음 선거에서 열매의 튼실을 충심으로 기원한다는 글이 요즘 막걸리 집의 화제다. 대학교수가 이러한 글을 올렸다면 어용교수가 맞고, 언론인이라면 사이비의 표본 아니냐는 진단에서부터 오직했으면 강 시장 부인까지 거론하며 '강 비어천가'에 열중 했겠냐는, 목구멍이 포도청이란 연민과 함께 한쪽에선 아직도 '책장사' 하냐는 물음도 있다.

책장사는 당사자들만의 은어라 풀어서 설명하기엔 적절치 않아 잠시 꿍쳐 놓고, 나이 값의 무서움을 모르는 몰염치가 사람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이 먼저 걱정된다. 만복의 祈願(기원)은 자식이 어버이에게 올리는 최상의 효도이고, 신하가 군주에게 이심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충성맹세와 같은 부분으로 읽힐 수 있는데 미래가 구만리 같은 젊은 청춘이라면 혹 가문의 영광이 찾아올지는 몰라도, 죽을 날이 살아온 날 보다 적은, 고희를 앞두고 있는 자신보다 나이가 적은 나주시장에게 만복을 기원해서 얻을 수 있을 것이 있다면 권력의 턱찌꺼기 아니겠냐는 노골적인 지적도 있다.

학문을 구부려 권력에 아부하는 짓을 일러 점잖은 말로 曲學阿世(곡학아세)라 한다. 쉬운 말로 배운 놈이 무섭다는 역사의 증명에서 보자면, 나라를 말아 먹거나, 지역을 이전투구로 만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먹물 든 머리 아니면 비상한 머리의 소유자들이다.  時流(시류)를 가장 잘 파악하고 대처의 순발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범부들에겐 언감생심이다. 여기다 번들거리는 낯짝에 철판을 깐다면 금상첨화다. 나주지역이 어른이 없는 이유가 포괄적으로 여기에 들어 있다.

이성이 지배하는 지역사회라면 누구든 앎의 무서움에 대해서 깊은 성찰이 있어야 한다. 황소가 땀을 흘리며 끌어야 될 정도의 수레에 가득 찬 책의 섭렵은 반드시 사람사회에 이익을 도모하겠다는 願力(원력)이 아니라면 책을 덮어야 한다. 이와 반대라면 어용과 사이비가 넘쳐 '참'을 희롱하고 인간의 질서를 도륙 내어 바탕을 어지럽히게 되어 있다. 이게 앎의 무서움이다.

악행을 저질러 사형을 당할 처지에 놓인 어느 죄수가 마지막으로 어머니와 만나는 장소에서 어머니의 젖을 찾자 물려주니 젖꼭지를 피멍이 들도록 깨물었다고 한다. 이에 놀란 어머니기 그 연유를 묻자 '자식을 잘못 가르친 죄', 여기서 사회 지도층이라는 착각 속에 살아가는 나주 인물님들은 뼈를 깎아 내는 반성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올 곧지 못한 의식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말이다.

나주지역에서 지역의 올바르고 높은 氣像(기상)의 진작 책임은 우선 나주시장 일 것이고, 국회의원일 것이고, 나주경찰서장, 교육지원청장 등등일 것이다. 여론을 형성하는 언론인도 같은 책임선상에 있다. 최소한 혹세무민하는 사이비 짓은 하지 말아야 기상이 바로 설 수 있다는 사실을 두렵게 여겨야 한다.

안방에 드러누워 혼자 복치고 장구 치는 것을 나무랄 사람은 없겠지만 공공성을 가진 게시판에 언론인이란 본분을 잊고 보란 듯 나주시장에게 꼬리 흔드는 글은 아무리 좋게 생각해도 과유불급이다. 사매기 길에 나서 지나가는 행인 붙들고 물어 보시길 바란다. 강 시장의 2년 시정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주석에서 만만세의 찬양이야 개인취향이겠지만 나주시청 게시판의 글은 나이 값과 비교하면 혼자보기 정말이지 아깝다.

공자가 가장 미워했던 것은 사이비였다고 한다. 2,000여년의 시공을 뛰어 넘어 사이비의 죄를 논하자면, '논에 자라는 피인 가라지를 미워하는 것은 그것이 곡식 싹을 어지럽힐까 두려워서이오. 아첨하면서 말을 둘러대는 자를 미워하는 것은 그 사람이 의를 어지럽힐까 두려워서이오. 말솜씨만 좋은 사람을 미워하는 것은 그 사람이 신용을 어지럽힐까 두려워서이오. 음란한 정나라 음악을 미워하는 것은 그것이 정악인 아악을 어지럽힐까 두려워서이오. 자줏빛을 미워하는 것은 그것이 붉은 빛을 어지럽힐까 두려워서이오. 향원(鄕原)을 미워하는 것은 그 사람이 덕을 어지럽힐까 두렵다'며 향원과 사이비를 같은 부류로 보고 있다. 나 자신이 향원인지, 사이비 인지 오늘 밤에 양심에게 물어야 한다.

나주지역에서 여러 유형의 많은 정치인들의 몰락 행태를 지켜보았지만 하나 같이 공통점은 자신을 비판하는 목소리에 신경질적인 반응으로 인한 불필요한 적의 양산이었다. 아멘만 좋아하다가 쪼박 찼다는 다른 말이다. 살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