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명의 어줍잖은 부하보다 똑똑한 한 명의 장수가 낫다는 것을 실감케 하는 시정질문 답변이었다.

▲ 김현정 기자

달리 표현하면 의원들의 의도된 집행부 '죽이기 작전'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가르쳐준 '한판'이었다.

지난 14일 하루로 예정된 의사일정(시정질문에 대한 답변)을 15일 새벽 4시까지 연장해 가면서 벌어진 시정답변에 대한 의원들의 보충질문에서 신 시장은 평소 갈고 닦은 시정운영에 대한 그의 실력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

그는 소신 있는 시정철학과 정확한 시정파악으로 정치적 논리와 발목잡기 그리고 흠집내기로 일관한 몇몇 의원의 노골적인 보충질문에 솔직하고 논리 정연한 답변으로 받아쳤다.

민주당 비례대표 강정숙 의원이 주몽 세트장과 관련해 일부 절차를 거치지 않은 건축행위를 지적하며 공세를 펼치자 "드라마 제작의 메커니즘 상 완벽한 절차를 거쳐 세트장을 건설하기는 불가능한 실정"이라고 밝히면서 "행자부도 인정한 것으로 전국의 세트장이 비슷한 실정으로 법을 위반하기는 했지만 관계공무원에게 문책을 하지 않았다"고 강조, 강 의원의 질문을 일축했다.

보다못해 나익수 의장의 의사진행이라는 본분을 넘어선 '지원사격'이 있었지만 신 시장의 소신 있는 답변을 반전시키기에는 논리적으로 역부족이었다.

계속된 보충질문에서 강 의원은 시장의 포괄사업비가 선심성으로 지난 5·31선거전에 집중적으로 집행됐다며 공세의 수위를 높이자 신 시장은 "시장의 포괄사업비가 상반기에 집행된 것은 잘못된 것이고, 의원포괄사업비가 같은 시기에 집행된 것은 아무 문제가 없다 것이냐"며 "의원들이 선거를 앞두고 포괄사업비를 지출한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라고 반문해 강 의원을 완전히 '녹다운'시켰다.

'남이 하면 불륜이고 자신이 하면 로맨스'라는 시쳇말을 떠올리게 하기도.

이번 시정답변의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 해도 김세곤 의원의 보충질문에 대한 신 시장의 답변이었다.

의사일정을 변경해 자정을 넘겨 이어진 보충질문에서 김 의원은 신 시장의 포괄답변 중 서두부분을 읽으며 이를 문제삼자 신 시장은 일언지하에 "그 부분은 나의 솔직한 심정을 그대로 밝힌 진솔한 나의 표현"이라며 물러서지 않을 기미를 보이자 되려 김 의원이 후퇴해 이 부분은 일단락 됐다.

이어 신 시장은 영산포에 유치키로 한 거점산지유통센터와 관련한 김 의원의 계속된 '태클'을 상기하며 "이 문제에 대해서는 의회와 집행부가 서로 솔직해 져야 한다"는 의미심장한 말로 서두를 꺼내면서 "지금 의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거점산지유통센터는 센터 타당성이 문제인가 입지선정의 문제인가"라며 김 의원의 정곡을 찔렀다.

신 시장의 역공에 김 의원은 찔리는 구석이 있었던지 시정질문과 바로 앞선 보충질문에서의 도도하고 당당함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마무리 발언에 급급.

14일 오전 11시부터 15일 새벽 4시까지 장장 17시간에 걸친 기나 긴 시간 몇몇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계산되고 의도된 신 시장에 대한 '흠집내기'는 신 시장의 진솔한 시정철학과 시정운영능력이 결합된 소신 있는 답변으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막을 내렸다.

특히 신 시장은 의원들의 시정질문에 대한 포괄답변을 나주시의회 개원이래 가장 긴 시간인 1시간10분을 할애, 의원들의 시정질문에 대한 준비가 철저했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