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노금 나주시의원

너무나 눈부시고 찬란하던 그래서 세상의 반쪽정도는 금방이라도 새롭게 뒤집어 버릴 것 만 같던 국민의당의 체면이 말씀이 아니시다. 하늘의 별이라도 당장 따 올 것 같던 그때, 여리여리한 20대 국회 최연소의원인 국민의당 비례대표 김수민 의원이 박수를 받으며 등장할 때를 기억한다. 마냥 싱그럽고 청신한 여느 젊은이를 마주 할 때의 그런 느낌은 아니었다.

그때의 묘했던 느낌을 아직도 지울 길이 없는데 결국은 이런 일이 터져버렸다. 29세의 최연소 여성의원에 거는 국민적 관심은 그가 가지고 있는 사회적 명함이 최선을 다해 공부하고 성실하게 살아왔음에도 금수저니 흙수저니 정규직이니 비정규직이니로 대변되어야만 하는 젊은이들에 비해 너무나 크고 거창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가 그 위치에 오르기 위해 이 땅의 젊은이들이 겪는 아픔과 상실, 처절한 땀과 눈물을 알기는 할까에 대한 의구심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새로운 정치를 표방하고 나선 국민의당이었고 무엇보다도 호남인들이 몰표를 던져준 당의 일이었다. 최소한 정치적인 때는 묻지는 않았을 거라는 기대감 하나로 김수민 의원 그를 지켜보고 있던 중이었다. 그런 기대로 등장한 최연소 의원이었다. 그런 당이었고 그런 의원이었는데 20대 국회가 개원도 하기 전 검찰의 수사를 받는 다는 것은 실망을 넘어 완전히 배신도 이런 배신이 있나 싶은 상황이다.

안철수 상임대표는 리베이트 의혹으로 번지고 있는 이번 상황을 가급적 당과는 거리 두기를 하고 싶은 표정이고 정치의 달인인 박지원 대표는 두 눈을 부릅뜨고 검찰의 수사를 지켜보겠다고 하는데도 국민들은 날이 갈수록 국민의당에 정나미가 떨어지는 듯해 보인다.

입은 비뚤어졌어도 말은 바로 하랬다고 지난 4.13 선거 과정에서 호남사람들은 광주 전남,북에서 국민의당 공천자 대다수가 실력이 있던 없던 간에 대다수 공천자 모두를 거의 ‘묻자마’식으로 투표하여 당선에 이르게 했다.

정치개혁이라는 절대적인 시대적 사명, 그리고 정권교체라는 호남인의 간절한 열망까지를 담아 호남인 사상 광주의 정신이라는 그릇에 담아 절대적인 지지를 해 준 것이다. 그러나 국민의당은 호남의 절대적 지지를 받았음에도 호남에 대한 예의는 물론 광주의 의지나 호남의 정신은 애초부터 안중에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국민의당을 바라보는 호남인의 시각이 가뜩이나 마뜩찮을 수밖에 없다. 안철수 대표는 물론이고 천정배의원이나 4.13을 지휘한 옛 더민주당에서 건너간 모든 호남의 지역 국회의원들에게 대단히 섭섭한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현재 김 의원을 둘러싼 의혹은 3가지로 정리 할 수 있겠다. 2억 원대 자금의 용처와 리베이트의 주도자며 비례대표 선정에 따른 각종 공천의 흑막, 사실 이 부분들은 그동안 국민의당 내부에서도 끊임없이 제기되어왔다는 점에서도 반드시 그 모든 시시비비들이 가려져야 할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앞으로 이 과정에서 새정치와 신선정치, 국민 감동의 정치를 표방하고 나선 국민의당은 당의 이미지가 더욱 만신창이가 되어 추락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지켜봐야 하는 호남인들은 자신들이 주었던 지지와 사랑 이상의 상처를 받아야하고 엄청난 배신감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당시의 여론은 잘해야 비례대표는 8번 정도까지가 당선권일 것이라는 것이 선거 내내 있어 왔던 말이었다. 당초의 계산을 감안한다면 묻지마로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던 국민의당이 제3당이 되도록 해준 호남인들은 호남사람과 호남정신을 대변할 비례대표 명단 당선권 순위에 비례대표 명단 한명 당당하게 넣지 못했다는 사실을 이제사 다시 새롭게 알아차릴 수 있게 되었다.

열세명의 비례대표에 환호했던 선거결과에 대해 이제 와서 국민의 당 지도부의 정신을 가늠해보게 되었다. 그 때 상황을 이리저리 계산해 보는 호남인들의 심정은 이제사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심정이라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국민의당 지도부가 이 시점에서 호남인들에게 반드시 납득시켜야 할 부분이 있다. 과연 김수민 의원이 호남인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탄생한 국민의당 정신을 대변할 만한 시대정신을 담아내기에 적합한 인물이었는지? 두 번째, 금수저와 흙수저로 대변되는 현 시대 상황에서 "취업을 위해서는 영혼도 팔수 있다"라며 취업전선을 헤매고 있는 청년들이 동의할 수 있는 청년 의원이었는지에 대해서 답해 주어야 한다. 세 번째, 지금 현재 언론에서 귀가 따갑도록 들어야 하는 리베이트사건에 대한 각종 의혹에 대해서 국민의당 지도부는 국민들이 납득할만한 명쾌한 답을 내려 주어야 함을 명심해 야 할 것이다.

국민의당은 현 상황을 바라보는 호남인들의 민망함과 당혹감, 배신감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알아야 한다. 아낌없이 내어주고 지지했던 국민의당을 바라보는 호남인들의 마음은 지금 말로 다 할 수 없는 상처를 입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말없는 대다수 국민의 눈동자임을 기억하시라. 국민의당은 이번 사건의 처리 결과에 따라 당의 존폐가 달렸음을 분명히 깨닫고 사건의 처리에 만전을 다 할 것을 주문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