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노금 나주시의원

호남정치 복원 열망을 표현한 이번 4.13 총선은 우리에게 여러 가지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호남에서 살고 있는 사람과 수도권의 호남 향우들이 만들어낸 야당 승리는 피의 투쟁 없이는 이루기 힘든 혁명 수준이었다고 말을 한다.

수도권 향우들이 더민주당을 1당으로, 국민의당을 2야당으로 만들어 제1당을 제3당이 견제하도록 구도를 만들면서 여당인 새누리당에 참패를 안겨준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놀라운 것일 수밖에 없다.

철저하게 호남이 배제되어왔던 그동안의 정치판에서 호남인들의 두각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도 눈여겨볼만한 대목이다. 국민의당은 이미 노회한 백전노장 박지원을 원내대표로 합의 추대해놓고 새누리당과 더민주당은 이에 걸 맞는 원내대표를 뽑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는 형국이다. 정치권에서는 박 원내대표가 일방적으로 한 쪽 편을 들기보다는 현안의 성격에 따라 짝을 바꿔가면서 원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민들이 현명하고 호남인의 높은 정치의식과 특히 호남 향우들의 지혜가 만들어준 판에서 이제 더 민주당과 국민의 당, 두 야당은 현명한 정치로 국민에게 신뢰감을 주는 정치판을 짜나가야 할 것이다.

호남정치인들의 높은 주가는 이처럼 철저하게 정권창출을 위해 내일의 역사를 새판으로 짜나가라는 호남인들과 호남향우들의 간절한 열망과 지혜위에서 탄생한 것이지 결코 안철수나 국민의당 국회의원들이 잘나서 만든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그런데 볼썽사납게도 지난 26~27일 국민의당 워크숍에서는 오직 안철수라는 “안비어천가”가 나돌고 “새누리당에게 국회의장을 밀어줄 수도 있다”는 말이 나돌아 다니는 것을 보면서 호남인의 한사람으로서 씁쓸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지울 길이 없는 것이다.

자신들의 워크숍 만찬이니 무슨 말인들 못할까 만은 앞 다퉈 권력 앞에 굽신대고 비벼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참으로 민심을 몰라도 한 참 모른 작태가 아닐 수 없다. 또 한 박지원대표의 “대통령이 잘하는 것 같으면”이라는 전제를 깔고는 있으나 "여차하면 국회의장을 새누리당에게 줄 수도 있다"라는 발언은 마치 자신의 손아귀에서 이 나라의 국회의장이 왔다 갔다 하는 듯한 발언으로 비쳐져 한심천만이다.

똑똑히 들으라! 이번선거는 “결코 안철수 바람으로 치른 것이 아니다. 거대 양당이 싫은 민심의 바람이 분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님을 명심하라. 이 같은 준엄한 민심의 경고 앞에 겸허히 머리를 조아리며 국민의 간절한 바램을 모아 어떤 정치를 할 것인가 가슴을 졸여도 부족할 판이다. 기고만장한 모습을 보이는 순간 국민은 등을 돌린다는 사실을 이번 선거의 최대 수혜자인 국민의 당은 벌써 잊으셨는가?

정치라는 것이 씨줄과 날줄로 모든 국민을 위한 연민과 정의의 직물을 짜야하는 것이라는 것을 잊어버릴 때 우리 가운데 가장 취약한 이들이 맨 먼저 고통을 받는다. 그들이 고통을 겪을 때 우리 민주주의의 성실성도 고통을 겪는다. 지금 많은 서민들이 조금도 나아지지 않는 삶으로 인해 울며 고통을 겪고 있다. 예전에도 지금도 역시 정치인들이 모든 국민을 위한 연민과 정의의 정신을 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주사회도 많은 정치적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선거 이후, 여기고 저기고 간에 많은 기대가 크고 각계각층의 다양한 요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정치초년생인 손 당선자의 정치력이 어떠할지는 나주인들로서는 정말로 미지수이다. 정치가 처음인 신인인 만큼 성실한 자세로 하나하나 배워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만 갈래로 흐트러진 지역민심을 하나로 묶고 아우르는 부분에 있어서는 보다 겸손한 처신과 어루만짐과 보살핌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삶이 버거워서 또 무참한 상실감에 젖어 아직도 목울대가 튀어나오는 피울음을 그치지 못하고 있는 이들이 적지 않음을 결코 잊어서는 아니 될 일이다.

현 정권의 집권기간은 이제 1년10개월 남짓이다. 더민주당, 국민의당은 멋진 경쟁과 공조로 수권능력을 입증해야한다. 이 짧은 기간 내에 국민 앞에 그리고 지역민 앞에 어떠한 집권 비젼을 갖고 있는지 보여주고 그 비젼을 현실화할 구체적 역량도 입증해 보여야 한다.

다시 말하노니 이번 총선에서의 약진이 결코 그대들이 잘해서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부디 가슴에 새기고 유능한 대안야당, 수권야당으로 거듭나 국민과 호남인 그리고 지역민에게 보답하기를 바란다. 감당키 힘든 상실감과 깊은 상처로 인한 통곡을 참으며 아직도 목울대 울음으로 우는 이 들이 절반임을 명심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