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두 번 겪은 일도 아닌데 잠을 이룰 수가 없어서 선거는 바람이라 하지 않던가?
그러나 바람이라 치부하기 전에 "부덕"이라 생각하시게.

"전략"을 전폭 수정하시게 “농경"에 그 철학이 있다내 주저앉지 말고 삽과 괭이를 들고 논밭으로 나가시게 ‘농자천하지대본’이라면 ‘농경은 천하지 대 과업’이라네.

"휴경"한다고 생각하시게 오랜 경작으로 "척박"한  땅에는 "복토"를 하시게 내 논물만 지키는 아전인수 되지 말고 나눌 줄도 알아야 … 온 들판 돌며 남의 논에 새는 물꼬 내 논 물 가두 듯도 하시게 보이지 않는 곳에 덕이 있다네.

모자라는 모내기철엔 발 벗고 뛰어들게 내가 솔선 않으면 내 논에 모내기가 힘들어 진다내. 내 힘에 겨운 일은 기꺼이 그 방법 찾아 남의 힘도 빌리시게. 

제철에 요긴하게 쓴 연장들 철 지났다고 팽개쳐 두면 새로 철 닥쳤을 때 녹슬어서 못 쓰네. 내 농사 잘 지었다고 곡간에 채워두고 배고픈 이웃 외면하면 강도들 등살에 목숨보전도 힘들다지 않던가?

내가 이렇듯 자네에게 매달리는 것은 내 고향 나주와 시름 안은 이 사회에 정의롭고 용기 있는 자네들 같은 인재들이 목마르기 때문이라네.

그것은 일찍이 참혹했던 광주 항쟁의 책임을 미국에 묻는 ‘미문화원사건’을 일으키고 ‘수세거부운동’에 앞장서고 ‘혁신도시유치 위해 시장의 신분조차 아랑곳 않고 단식 농성을 할 용기 있는 사람’ 만이 할 수 있는 일이기 까닭이네.

중병으로 입원 중에 주사바늘 꽂은 채로 달려가야 했던 이 노 선배 잊지 않는다면 오늘 바로 다시 일어서시게 자네의 척박해진 텃밭을 일구어 퇴비도 주고, 인분도 주고, 복토도 다시하고 굳어진 땅에는 겨우내 쉬지 말고 쟁기질을 하시게. 사람 인맥도 그리 하는 거 아니던가?

그리고 늘 귀를 열어두고 사시게 자네는 분명 "재목"임을 스스로 매일 다짐 하시게. 모진 비바람에 꺾기지 말고 더욱 다져지고 강해지기 바랄 뿐이네. 두드리는 자에게만 문은 열린다네.

16. 4. 14. 새벽
ㅡ 보하가 드리네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