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표에게 책임만 물어서는 義鄕(의향)이라 할 수 없어
대오각성에서 새 출발 관계설정 필요

▲ 김재식 국장

4·13, 20대 총선은 그야말로 야당의 분열로 여당의 漁父之利(어부지리)가 예상되고 있다.

정권교체를 열망하고 있는 호남민심이 시험대에 올라 있는데 원인은 야당이 지리멸렬하게 되면 정권교체는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에서 안철수나 문재인, 박지원, 천정배, 김한길 등이 지금의 비이성적 야당의 정치상황에서 전혀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은 불편한 진실인데 이 책임을 '문재인' 한사람에게만 물어서는 호남을 의향이라고 할 수 없다. 야당 정치인 모두의 공동 책임임은 두말 할 것이 없다는 의미다.

4·13 총선의 중요성은 내년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에서 차기 야당 대권후보를 만들어 내는 선거이기 때문인데 야당에서 가장 유력한 대권 후보자는 '문재인'과 '안철수' 그리고 '손학규' 정도이다. 물론 '정동영'이나 '천정배'도 나설 수는 있겠지만 국민의 관심에서 이미 멀어져 있다.

국민의당이 독자노선을 걷고자 하는 이유는 차기 대권후보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앞으로 정치지형이 어떻게 바뀔지는 두고 볼일이지만 안철수 대표 가지고는 정권교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은 거의 틀림없다.

사실 문재인 전 대표가 호남에서 몰매를 맞고 있는 이유는 호남의 패권을 거머쥐기 위한 정쟁에서의 파생된 측면이 강하다. 야당의 고질적 병폐는 한 가지만 다르면 적이 되었다가 필요에 의해서 다시 만나는 악순환인데 우선 그들의 마음엔 국민은 아랑곳 하지 않고 일신의 영달에만 눈이 먼 까닭이다. 오늘 야당이 깨지고 나누어진 부분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각자의 보는 시각에 따라 비난의 강도가 다를 수 있겠지만 안철수 대표도 그 책임은 실로 막중하다. 요즘 문재인 전 대표의 광주 방문을 두고 극과 극으로 평이 엇갈리고 있다.    

그러나 달걀을 맞던 물세례를 당했던 간에 문재인 전 대표의 광주 방문의 진정성을 우리가 먼저 이해해야 하고 반겨줘야 한다.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는 말처럼 현실적 부분에서도 정권교체의 커다란 한축은 분명 문재인 전 대표이다.

수레바퀴가 두 개인 것은 하나보다는 안전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데 호남민심은 이성적으로 현실을 인식해야 한다. 고장난명이라고 한쪽 손바닥만으로 소리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속담에 '죽 쑤어서 개 준다'는 말이 있다. 광주 민주화 과정에서의 커다란 민족적 성과라면 김대중, 노무현의 위대한 정권교체였다. 호남의 양심의 실천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양심이 시세에 따라 다변해서 여당에게 권력의 진상이라면 죽과 개가 맞다.

'김'과 '노' 정권에서 호남에게 해 준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우리 스스로가 호남의 정신을 갉아먹는 천민적 행위와 다름없다. 미국의 일개 州(주)정도의 땅덩이에서 '너와 나'라는 따로따로의 구분을 요구하거나 생각해서 안 된다는 의미다.  

옛 좋은 말씀에 疑人莫用 用人勿疑(의인막용 용인물의)이라는 글이 있다. 해석하자면 의심이 들면 사람을 쓰지 말고, 사람을 썼으면 의심치 말라는 뜻이다. 애기를 봐 줄라치면 어매 올 때 까지가 정답이다. 중간에 멈춘다면 만사가 허사다.

삼국지에서 나오는 제갈공명의 일화를 들어보자.

제갈공명은 남만의 왕, 맹획을 일곱 번 사로잡아 일곱 번을 풀어 주었는데 이것은 강함으로 복종시켜서는 화근을 도려 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심복, 즉 마음에 우러나오는 존경만이 세상을 화평하게 할 수 있다는 대인다운 풍모다. 호남이 본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오각성 속에서 새로운 출발과 함께 대망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가 오늘의 정치적 중대함을 잊어서는 두고두고 땅을 칠 일이다. 관용과 용서가 세상을 구하는 빛이 될 수 있다. 호남 자민련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우리 호남 자존심에 생채기만 남길 개연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호남은 양심으로 다시 일어서야 한다. 아니면 약무호남은 무효다.

'문재인' 그를 호남의 양심으로 꼭 안아줘야 한다. 그래야 정권교체의 희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