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식 국장

헌법재판소가 현행 선거구의 선거법 조항에 대해 2014년 10월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었다. 헌법 불합치 결정이란 해당 조항이 헌법에 위배되지만, 사회적 혼란을 우려해 개정 때까지만 효력을 인정하고 있어 2016년 4월 총선 때는 위헌 요소를 해소하기 위해 가장 많게는 28만명 정도의 선거구 인구와 가장 적은 선거구의 인구 비례가 2대 1을 넘지 않아야 한다.

여당과 야당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선거구를 조정하려고 줄다리기를 하다가 마침내 지난 29일 극적으로 전국 62개 지역이 조정 되었는데 나주와 화순은 조정 대상이 아니지만 이웃 고을들이 조정 대상이라 나주지역의 한켠에선 나주, 영암, 장흥, 강진으로의 통폐합에 목을 길게 빼기도 했었다. 이런 나름의 시나리오는 反 신정훈 의원 정서 쪽에 선 사람들의 희망사항이었는데 혹시나는 역시나로 끝나고만 '허망한 남평장'이 되고 말았다.

이렇게 나주·화순 선거구가 존치로 결론나자 호사가들의 주먹셈법들이 분주한데 누가 더 웃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현역 의원에게 점수를 더 얹어주고 있다.

오는 총선에서 나주·화순의 패권을 놓고 새누리당, 더민주당, 국민의당의 삼파전이 예상되고 있는데 '신정훈' 의원의 더민주당 공천을 가상하고 맞수로 '손금주' 국민의당 예비후보를 유력하게 꼽고 있지만 선거라는 스펙(spec)의 부족함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고, 책상물림의 한계 또한 넘어야 될 산이다. 즉 선거라는 것이 도덕이나 윤리만으로는 민심의 구심적 역할을 하기엔 구조가 열악하게 되어 있다. 부뚜막에 있는 소금도 솥에 넣어야 짜다는 의미다.

같은 소속의 특정 후보자가 상생적 상호 보완과 일치된 노력이 아니라 폄훼를 통해서 우위를 점하려는 구태가 재연되고 있는 부분도 시민들에게 식상하게 받아드려지고 있어 뜨거운 한판이 예상됐던 대단한 나주지역 총선판이 별 이슈 없이 싱거운 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또한 승승장구 할 것 같았던 국민의당이 총선이 점점 가까워질수록 수도권에서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지지도가 한 자리 숫자로 급락하면서 호남지역에도 그 여파가 점점이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있는데 제3당이란 케스팅 보트(casting vote)에 익숙하지 않은 국민들의 정치정서도 한몫이라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머리만 너무 큰 과분수형인 국민의당의 필연적 역풍이라 할 수 있다.

정동영, 천정배, 김한길, 안철수 등의 지도자급들이 국민을 위한 살신성인과는 이반된 동안의 정치행태도 불쏘시개가 되어 정치 불신을 가중 시켜 민심을 떠나게 하고 있다는 의미다. 다른 각도에서 보면 '안철수' 의원을 제외한 대부분 사람들은 정계에서 은퇴해야 될 낡은 쪽의 사람에 가깝다. 국민의당이 만들어진 이유가 낡은 진보에 대한 레드카드였다면 레드카드를 받아야 될  정치인이라는 시각이 엄연히 존재하는데 이러한 사실을 부정하면서 성공하기를 바라는 것은 남가일몽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서 지역의 더민주당이 반성을 통한, 지역민들이 요구하는 패러다임을 놓친다면 갈수록 태산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깨달아야 한다.

또한 '신' 의원도 1년 반 쯤의 국정 활동에서의 성과의 많고 적음 보다는 지역사회에서 동안의 역할이 같은 우를 답습하게 되고, 그 주변부들이 舊習(구습)을 버리지 못한다면 그 죄는 온당히 당사자의 몫으로 귀결됨은 물을 필요조차 없다. 철저한 자기반성에서부터 자기비판에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여기서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것을 뼈저리게 살펴야 한다. 얻어먹는 것이 많은 사람일수록 발전적 비판에 인색하게 되는데 옳소만 믿다간 발등에 도끼가 된 후 산천초목이 흔들리는 통곡은 혼자의 사치다.

예로부터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 속을 아는 일이라고 한다. 꼭 있어야 될 '놈', 있어서는 안 될 '놈',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놈'을 권력의 주변에서 찾아보면 대충 답은 나오게 되어 있다. 민심은 천심임을 의심치 말길 바란다. 천심은 조직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섬김에 있다는 것을 놓쳐서는 답이 없다. 의심하는 순간 나락은 예약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