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인이 100년간 즐겨 읽은 독서법의 고전!

1912년 프랑스에서 출간된 이후로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독서법 고전으로 읽히는 책이다. 이 책이 한국에 처음 선을 보인 것은 1959년 〈독서술〉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됐다. 이 책이 나온 이후로 6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다. 하지만 이 책은 오늘의 독자도 꼭 챙겨 읽어야할 독서법의 고전으로써 읽을 가치가 충분하다. 이번 책에는 이전 판본에서 누락되었던 ‘시인 읽기’ 장이 추가 되었다. 이제 한국독자는 온전한 번역본으로 파게의 책을 읽을 수 있게 됐다.

에밀 파게의 책을 지금까지도 프랑스를 비롯한 구미 각국의 교양인이 읽는 이유는 이 책에 아무리 오랜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근본적인 독서의 기술이 살뜰하게 담겨 있기 때문이다. 독서의 기술이라고 해서 거창한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독서 뿐 아니라 모든 것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독서법의 요체도 독서의 기본인 ‘느리게 읽기’와 ‘거듭 읽기’다. 이 책은 처음과 끝 챕터에 ‘느리게 읽기’와 ‘거듭하여 읽기’를 다루고 있는데, 이는 독서의 기술에서 느리게 읽기와 거듭 읽기가 알파와 오메가임을 독자들에게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 책에서 에밀 파게가 말하는 독서법의 요체는 ‘느리게 읽기’와 ‘거듭 읽기’다. 파게에게 느리게 읽기는 제일의 독서 원리이며, 모든 독서에 보편적으로 적용된다.

왜 느리게 읽을까. 느리게 읽으면 사물에서 받은 첫 인상에 속지 않는다. 자신을 몰각해 버리는 일이 없다. 게을러지지 않는다. 읽어야 할 책과 그렇지 않은 책을 단번에 구별할 수 있다. 그리고 왜 거듭 일거야 할까. 더 잘 읽기 위해 거듭 읽는다. 어느 작가를 거듭 읽으면 처음 읽었을 때보다 그 작가를 훨씬 더 잘 알게 된다. 세부의 문제를 즐기기 위해서 거듭 읽는다.

처음 읽기가 즉흥 연설을 듣는 것과 같다면, 거듭 읽기는 즉흥 연설의 문체와 언어를 교정하는 일과 같다. 자기를 자신과 비교하기 위해 거듭 읽는다. 이렇게 느리게 읽기와 거듭 읽기는 모든 독서에 적용될 수 있는 보편 원리지만, 작품의 성격에 따라 다른 방법이 있다.

철학서처럼 생각을 담은 책을 읽은 때는 비교와 대조의 방법이 유효하다. 철학자를 읽는다는 것은 그 철학자를 자기 자신과 끊임없이 비교하는 일이다. 또한 철학자의 모순에도 주의해야 한다. 요컨대 그와 계속 토론하며 생각하는 기쁨을 맛보아야 한다.

시나 소설에서처럼 감정을 담은 책은 독자가 우선 스스로를 잊고 작품에 흠뻑 빠져들어야 한다. 그리고 도취서 깨어나면 작품과 인생을 비교면서 그 작품이 인생을 정확하게 그려 냈는지 비평을 가해야 한다. 좋은 극본을 읽으려면 자신이 마치 극장에 있는 것처럼 상상할 줄 아는 눈이 필요하다. 여러 다른 인물들의 문제의 차이를 관찰하는 것도 극작가를 읽는 기쁨 가운데 하나다.

앞서 열거한 느리게 읽기와 거듭 읽기의 장점 중 가장 염두에 둬야 할 것은 ‘거듭 읽기가 예전과 지금의 자가 자신을 비교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이 어느 때에 읽었는지에 따라 와 닿는 의미가 다른 것처럼, 거듭해 읽기는 책이라는 매개를 통해 독자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생각이나 가치관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객관활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단단한 독서》를 읽다보면 독서의 의미에 대하여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책을 읽을까. 파게의 말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자기 자신을 거듭하여 읽기 위해서, 자신을 깨닫기 위해서, 자신을 분석하고 비교를 통해 자신을 알기 위해서, 그리고 우리가 무엇을 잃어버렸는가를 알리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