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식 국장

정부는 지방자치제도를 도입하면서 주민자치라는 다소 생소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하여 시차를 두고 주민자치위원회를 각 자치단체 읍·면·동에 두도록 법제화 했었다.

나주시도 이에 따라 2000년을 전후하여 관련 조례를 만들어 주민자치위원회를 지원해 왔는데 어언 성년기를 맞이했다. 주민자치위원회의 근간은 크게, 주민편의 및 복리증진을 도모하고, 주민자치기능을 강화하여 지역공동체 형성에 기여 한다는 것이었다.

그 후 자치라는 경험이나 의식이 전혀 없는 지역민들은 마치 관(官)의 완장쯤으로 여겨 곳곳에서 파열음이 일었었는데 그 형태는 달리해도 대부분 나주지역의 주민자치위원회는 피동적 타치(他治)에 머물러 있는 수준이다.

그런데 민선 6기 들어 주민자치위원회의 기능이 마비 될 정도의 자치사업의 예산이 전무한 수준이라는 목소리가 크다. 나주시는 그간 정형화된 몇 개의 프로그램 운영을 자치의 근간으로 권장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 빈약 중에서도 마을환경 가꾸기 프로그램에 대해선 일정 예산의 지원이 있었고, 주민 스스로가 자치역량 강화를 위하여 노력과 헌신을 하였는데 작금의 나주시는 주민자치위원회 활동을 지원해 주기 위한 조례마저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문제가 불거진 것은 주민참여예산위원회(회의)가 읍·면·동에 있는데 지역사회에 옥상옥이 되어 상충(相衝)이라는 변수가 큰 작용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나주시가 만든 '주민참여예산위원회'의 조례에는 80인 이내로 주민참여예산위원회를 구성하게 되어 있다. 각 읍·면·동의 대표성을 부여하기 위해서 읍·면·동별 1인 이상을 위원으로 하게 되어 있다. 물론 회의도 위원장이 예산활동에 필요하다고 인정 할 때 시장과 협의하여 개최 한다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각 지역에서 주민자치위원회가 주민자치에 필요로 하는 사업의 예산을 요구하면 주민참여예산위원회가 불거진다는 이야기다.

조례가 밝히고 있는 참여예산위원회의 기본이념은 나주시와 주민이 협력하여 주민복지 향상, 생활의 질 개선 등이 포함 되어 있는데 자치위원회의 활동도 이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공(功) 다툼에 의한 알력이 상존하여 걸림돌이라는 현실적 충돌 앞에 나주시는 근본적 문제의 심각성을 전혀 느끼지 않고 있다는 주민자치위원회 쪽의 항변이다.

언뜻 보기엔 쌍두마차가 되어 매부 좋고 누이 좋다면 금상첨화이겠지만 조선(?) 사람의 근성이 좀체 협의나 협조하고는 거리가 멀다보니 문제 같지 않은 문제가 지역사회를 시끄럽게 하기도 한다. 지난 임성훈 시장 체제 초기에는, 참여예산위원회가 막강한 전위부대로 나설 것 같았던 정치형세라고 착각 할 정도로의 왕성한 조직 활동으로 비춰졌는데 나주시의 재정운영의 투명이나 민주성의 확보가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권력의 속성 앞에 기세가 한풀 꺾이며 맥없이 주저앉았었다.
 
말하자면 참여예산은 겉으론 화려 하지만 실상은 할 일이 별로 없다는 의미다. 나주시의회의 기능과도 상치하여 떡 고물 정도의 생색내기 예산 편성의 꼭두각시의 역할이 전부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주민자치 역량의 강화는 지방자치단체의 성공과 맞닿아 있어 상당한 의미를 가질 수 있으며 반드시 완성해야 될 과제이기도 하다.

이러한 과제는 지방자치단체장의 소양(素養)과 의식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다른 지역에 비해 나주시는 아직도 멀고 먼 당신만은 틀림없다.

다른 자치단체의 자치역량 강화는 상상을 추월하는 곳도 부지기수이다. 관(官)과 민(民)의 수평적 관계에서 협치가 가져오는 지역사람사회의 공동체 의식이 곧 자치 역량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러한 힘이 이웃을 이롭게 하고, 자연을 이롭게 하는 것이다.

또한 나주시는 자치위원들의 위촉에 상당한 고민이 요구되고 있다. 명색이 자치위원장이라는 사람이 나주시 발주 공사나 침 삼키고 이웃 집 여자나 넘본다거나 사이비 기자 완장이라면 창피한 나주시가 되는 것이고 운영의 취지, 목적, 기능 등을 크게 반하게 하여 시민들로 하여금 불신을 초래케하는 자치위원회의 위상에 치명적 결과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치위원회도 반성이 필요한 부분이이 많다. 한 가지 예를 든다면, 공동체 의식형성을 위한 효과적인 마을 의제가 전혀 눈에 띄지 않는 다는 것이다. 주민자치가 성공해야 만이 진정한 지방자치가 이루어 질 수 있다. 돈줄 쥐고 있는 나주시의 대단한 경각심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