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실사 통해 교통정리 후 합병 전망

지난해 농협중앙회에서는 ‘농촌인구 감소와 고령화에 따른 경영기반 약화로 지역조합이 영세화되고 있다’며 경영이 악화된 농협들은 합병을 통한 규모화로 조합원 실익 증대와 경쟁력 향상을 추진한다는 명분으로 나주지역에서 ‘공산 농협’과 ‘문평 농협’에게 합병 권고를 했었다.

이에 따라 당시 ‘공산 농협’은 이웃 ‘동강 농협’ 등과 합병을 위한 실무 회의를 거듭 했으나 협의점을 찾지 못해 합병이 불발 되었으나 문평 농협과 다시 농협은 흡수합병 결정을 위한 조합원 찬반 투표에 의해 월등한 합병찬성으로 합병이 의결 되어 농협중앙회에서 합병 인가를 받았다.

이 합병 여부를 묻는 투표가 세간의 관심을 모은 것은 지난 3·11일 치러진 전국 조합장 동시선거에서 문평 농협이 독자적으로 조합장을 선출 할 수 있냐는 분수령이 되었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독자적으로 문평에서 조합장 선출 하지 못하는, 자존심 구기는 일과 맞물려 있었기에 속앓이가 상당 했었다.   

역설적으로 합병에 실패한 공산 농협은 보란 듯 독자적으로 선거를 치러 공산 농협이란 명패를 자랑스럽게 지킬 수 있었으나 합병에 성공한 문평 농협은 간판을 잃고 해산하게 되어 ‘다시농협 문평지소’가 되어야할 운명이다.

누가 보아도 합병이 순풍에 돛단배가 될 것을 의심치 않았으나 인수 과정에서 문평 농협이 보유한 채권의 부실이 우려되기에 다시농협은 부실의 위험성을 떠안고 가기엔 너무 버겁기에 인수를 유보했다는 것이다.

또한 다시농협은, 농협중앙회가 나서 문평 농협을 실사 한 후 부실이 우려되는 채권에 대해서는 중앙회 차원의 대책을 요구하기에 이른다. 농협중앙회에서는 다시와 문평 조합의 인수과정의 삐거덕거림을 예의주시하면서 법리 검토에 들어갔는데 8월말쯤에 결론이 도출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부실채권 문제는 어느 농협에서나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다. 조합원들에게 부동산을 담보로 지역농협이 대출을 해 줄 때 제1금융권처럼 빡빡하게 할 수 없다는 약점이 발목을 잡게 된다. 즉 100원 평가가치의 땅에는 60원 내지 70원의 대출이 정상이다. 그러나 지역 농협은 이러한 원칙을 지키기엔 청렴환경이 너무 열악할 수밖에 없다.

차기 조합장 선거도 있고, 자기 돈이 아니라는 반사회적 정서에서 친분의 사바사바가 강력하게 통하게 되어 있다는 이야기다. 회수 불가능 채권을 모든 농협이 그냥 보듬고 있는 것은 농협의 재무상태 표(대차대조표)에서 총 자산으로 기입되는 요술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이

번 다시농협이 합병에 뜸을 들이자 문평 조합원들은 농협중앙회에 대해서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문평은 중앙회의 합병시나리오에 충실하려고 2014년 12월에 합병과 관련된 일련의 사항들을 마무리하여 협조를 다 했는데 공산농협과 비교해 보면 찬밥의 현실에 화가 치민다는 것이다.

농협 전남지역본부에서 지난 4월에 문평 농협을 감사 했지만 특이한 사항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즉 정상채권과 부실채권 우려의 여부를 중앙회가 나서 가린 후 마땅한 대책 강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지역 영세농협들의 통합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연구 분석도 많다. 스스로 경영구조를 개선하여 자구노력을 배가 한다면 농협의 규모화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지역사회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결론이다.

즉 백화점 보다 구멍가게가 더 편리 하다는 말이다. 농협중앙회에서 좀 더 진보된 농협경영 매뉴얼을 만들어서 농민조합원들의 피해를 사전에 예방할 의무가 확실히 있다는 것을 이번 문평농협의 합병을 계기로 크게 깨달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