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가 오는 10월 30일부터 31일 까지 양 이틀간 국립나주박물관과 반남고분군 일대에서 ‘마한인의 귀환’이라는 주제로 축제를 열기로 했는데 인근 영암군의 심기가 상당히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영암군은 마한(馬韓)이란 주제를 선점하기 위해서 2003년 마한문화공원 일대를 관광지로 고시한 후 2006년 마한 문화공원을 준공하게 된다. 이러한 건립배경은 영산강 지류인 시종면의 삼포강을 따라 고분군들이 산재해 있고, 직선거리로 6km 이내에 나주 반남의 자미산성과 고분군 그리고 영산강 본류에는 복암 고분군들과 회진토성, 그리고 옹관묘 등의 영산강유역문화유적이 많아 자칫 나주가 마한을 선점 할 수 있다는 사정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사실 2003년 무렵에 영산강유역문화 본거지나 다름없는 나주시도 마한공원 유치에 상당히 공을 들였었다. 또한 시종면 남해포구는 우리나라 3대 해신제 중 하나인  남해 해신제 (海神祭)를 지냈던 곳으로 유명한데 강원도 동해의 동해 묘(廟), 서해 풍천의 서해신사 그리고 영산강의 남해포구 남해신사는 유일한 내륙 해신제로서 나주목사가 집전하는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다른 말로 하자면 나주나 영암, 무안이나 함평은 가장 가까운 영산강 문화권의 혈연관계와 같은 처지이다.

영암군은 지난 3월에 마한문화축제를 마한문화공원에서 가졌었다. 이어 오는 10월에 나주에서 같은 이름유형의 축제를 가진다니 떨떠름하게 되었는데, 뒤 이은 이름이 비슷한 축제는 규모나 내용면에서 비교 평가는 불문가지고 여기서 파급 될 수밖에 없는, 나주나 영암의 낭패들은 상당하게 되어 있다. 어찌 보면 지방자치제가 만들어낸 형제간의 우열다툼의 본이라고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우선 나주시는 나주시의 대표적 축제가 없는 마당에 이번 축제라도 제대로 하고 싶을 것이고, 제대로라는 의미는 돈 좀 쓰게 되었다는 말인데, 격년제로 아니면 봄, 가을로 마한축제를 영암과 나누어서 하더라도 본의 아닌 경쟁에 의한 출혈은 영암군민이나 나주시민이나 식상하게 되어 있다는 말이다. 또한 행사내용도 마한이란 이름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그 밥에 그 나물이라면 나주시나 영암군이 머리를 맞대고 공동행사주관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어째든 나주시는 영암에서 치렀던 마한이란 명의의 차용을 뒤 덮기 위해서 내용을 편집하게 되어 있는데 조금은 성급한 축제 추진이라는 안 좋은 눈들도 있다.

2천 여 년의 시공을 훌쩍 뛰어 넘는, 마한이란 부족연맹을 모티브로 하는 축제의 난맥은 이미 노정(露呈) 되었다. 그들의 생활상을 현재에서 재현 할 수 없을 정도의 문헌의 빈약이라든가, 또는 거의 알려진 것이 없는 영산강 유역의 강력한 통치세력의 실상도 증명되어있는 것이 아닌 가정에 불과하다. 잘못되면 허상만을 가지고 축제를 치러질 가능성이 짙다는 의미인데 여기서 딜레마는 클 수밖에 없다. 나주시가 왜 이러한 축제를 들고 나왔는지 잘 모르겠지만 상당한 우려를 가진 축제라 할 수 있다.

또한 마한에 대한 역사학자들의 정립된 학설도 분분하다. 무덤군에서 발견된 유물 편린들을 주어모아서 과정을 추측 할 ‘설’뿐이다. 영산강 유역에서 발견되는 고대 유물에서는 일본의 고대유물도 볼 수 있다는데 지금의 눈으로 마한의 시간을 찾아보겠다니 염려가 크게 앞선다.

또한 이러한 축제가 성공하기 위해선 이웃 고을과의 협력도 중요한 과제이고, 알맹이의 풍성함이 척도라 할 수 있다. 고민되는 축제만은 분명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