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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평역에 봄이 도착했는지
전숙 시민기자  |  ss8297@nav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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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호] 승인 2006.04.0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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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숙(時人)


남평역에 봄이 도착했는지
역사 앞에서 기다리노라니
검정 통치마에 작은 꽃이파리 날리는
하얀 옥양목저고리가 맵시 있게 걸어 나온다

남평역은 바쁜 조급증이
잠시 다리품을 쉬고
시간여행을 하는 찻집 같은 간이역이다
아무리 바빠도 그 역에서는 서두를 수 없다
산모롱이 돌아 나오는 통근열차
벌써 미적거리며 엉덩이가 무거워진다
소사분재는 서서히 겨울에서 일어나더니
꽃눈이나 되는 듯이 잎자루가 배시시 웃고 있다

가고 싶은 고향이 진득하니 기다려주고
보고 싶은 마음들은 누런 철로에서 서성이는데
눈에 밟히는 그리운 시절은
푸른 하늘에서 뭉게구름으로 떠돈다
기다리다보면 언젠가는
낡은 역사의 일곱 돌계단을
행운처럼 내려와서 미소 지으리라
서로 얼싸안고 등을 두드리며
듬직한 어깨에 기대어
눈물콧물 범벅 진 얼굴에서 행복이 춤추리라

아직도 사랑이나 그리움이 머무는
그런 작은 간이역이 있는지
허기지면 남평역에 가볼 일이다
오래된 사진첩의 빛바랜 사진 속에서
속삭여오는 추억의 갈피너머
발견할 것 같은 묻어둔 사연들
징용 가는 서방님 떠나보내는 통곡소리
귀 떨어진 창틀에 잠겨있는
목쉰 기적소리가 들린다

남평역은 그렇게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번성한 시대에서 한 발 떨어져
무심한 듯 팔짱을 끼고
백 년 전 얼굴로 우리를 들여다보고 있다
누가 어항속의 금붕어일까

 

노안 금안보건진료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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