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논농사인데 거기만 개구리가 살고 있을까?

시골농촌에서 태어난 유년시절의 기억 속에는 어김없이 마법처럼 메뚜기와 개구리가 떠오르게 된다. 물론 보리타작 무렵의 맹꽁이 소리도 여간 그립지만, 메뚜기와 개구리가 때론 철부지들의 용돈벌이와 간식거리, 그리고 놀이감이라는 세 가지를 충족 시켜주는 만만한 존재 즉, 어디에서나 쉽게 마주칠 수 있는 대상이었는데 산업화 시대라는 허울 속에 하루아침에 종적이 묘연해지다보니 추억은 그것으로 항상 가고자 하는 관성이 작용하는가보다.

이제 어느 마을에서나 그 흔하디흔했던 논(沓)에서의 개구리 울음 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된지가 까마득하다. 그런데 나주시 도심 한가운데에서 얼마 되지 않은 논에서는 모내기철을 전후하여 잊혔던 개구리소리와 풀벌레 소리가 요란한데 그 장소가 바로 사방이 건물과 도로로 둘러싸인  송월주공 아파트 옆 논바닥이다.   
   
지금의 송월주공 아파트가 들어선 부지가 원래 논이었는데 정부에서 서민주거용으로 수용한 땅이다. 그 옆은 말하자면 자투리인데 농사를 지으신 분이 얼마나 철저하게 유기농을 고집 하시기에 산천의 색이 수회 바뀌어도 어김없이 초파일(부처님 오신날)을 전후로 하여 개구리의 짝짓기가 시작되고 있다. 요즘 시대적 먹거리 과제는 유기농을 통한 농산물의 생산이다.

나주시도 친환경과 유기농을 적극 장려하고 있는데 그 과제를 어디에서부터 풀까는 백가쟁명이다. 즉 딱 부러지는 정답을 도출하기가 여간 쉽지 않다는 것은 방법에 대한 접근이 한 가지가 아니라는 말이다. 지금 나주시 어느 곳의 논농사 지역을 살펴보아도 토종개구리 울음소리를 찾아보기가 매우 힘들다.

토종개구리가 서식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 만큼 그 토양이 병들었다는 다른 말인데 왜 도심 속의 논에서는 유독 토종개구리의 울음이 천지를 진동 시킬 수 있냐의 물음이 바로 유기농의 방법을 찾는 첫걸음이 아닌가 한다.

그분의 농사 방법을 살펴보았지만 그리 독특한 것은 없다. 단지 토양이 살아 있기에 개구리가 서식하고 있는 것만 거의 틀림없을 것이다. 개구리의 멸종에 가까운 농법의 주원인은 맹독성을 가진 제초제 사용에서 기인하고 있다. 아이러니 하게도 이 맹독성 제초제는 월남전의 승리를 위한 야만적 미군 측의 화학무기(다이옥신)로 사용하기 위하여 탄생하게 된다.

지금도 1962년부터 1972년 까지 당시의 월남전에서 170kg이 살포된 미군의 고엽제에 노출된 참전군인, 그리고 그들의 2세 등, 전투지였던 베트남에서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안고 있는데 이 고엽제가 얼마나 무서우냐면 제초제의 원료인 다이옥신 1g이면 2만 명의 생명을 앗아 갈수 있다고 하니 170kg라면 전 세계 인구를 죽이고도 남는 양이다.

우리는  더, 더, 더  많은 생산만을 위하여 이러한 맹독을 주저 없이 살포하다보니 대한민국 모든 논과 밭이 얼병이 들었다는 이야기 인데 그러한 땅에서 생산되어진 농산물 가지고는 어디에다 명함도 내 놓을 수 없는 것이 세계적 추세이기도 하지만 내수판매도 힘들게 되어 있다.

나주시에서 조금 수고로운 일이겠지만 관련 논의 땅 시료를 채취에 분석을 통한 농민들의 자각심을 유도해야 하지 않을 까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나주시의 모든 논에서 개구리 울음이 넘쳐 난다면 쌀 판매 걱정이 아니라 가만히 앉아 있어도 휘파람을 불게 되어 있다. FTA의 파고를 넘을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니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당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