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배면적 늘고 작황 좋아 가격폭락
3백평 기준 무 405천원, 배추 505천원

김장철을 앞두고 무와 배추 가격이 줄줄이 폭락하고 있는 가운데 농협 등에서 산지폐기를 실시하고 있지만 매년 되풀이되는 악순환에 농민들의 한숨만 깊어가고 있다.

전라남도는 올해 김장철 무와 배추의 재배면적이 늘고 작황이 좋아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폭락해 수급조절 차원에서 지난 14일부터 산지폐기를 실시했다.

전국 폐기물량의 33%를 차지하고 있는 전남의 전체물량 790ha 가운데 나주시에 배정된 폐기물량은 206ha로 해남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실정이다.

이에 따라 나주시는 채소류 재배면적이 큰 남평, 봉황, 왕곡, 공산, 금천 등 5개 지역 농협관계자 등이 참석한 김장채소류 수급안정 대책회의를 갖고 대책마련에 돌입했다.

그러나, 300평 기준으로 무는 4십만5천원, 배추는 5십만5천원이 지급되는 이번 폐기대상은 농협과 계약재배한 농가에 한정되어 있어 비계약농가의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김장철을 앞두고 무와 배추 가격이 급락을 거듭하는 것은 가격이 치솟으면 재배면적이 늘어나 다음해에는 가격이 폭락하고 가격이 떨어지면 재배면적이 줄어 다시 값이 치솟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산지에서 소비자에 이르는 복잡한 유통과정으로 인해 가격편차가 극심하고 김치소비 자체도 해마다 크게 줄고 있어 김장용 무와 배추의 가격이 안정되지 못하고 있다.

더욱 큰 문제점은 수입김치가 국내시장을 잠식하면서 국내산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것도 배추와 무의 가격폭락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계약재배농가를 대상으로 폐기물량을 접수받은 후 현지확인을 통해 배정물량을 산지에서 폐기하겠다”면서 “비계약농가의 물량에 대해서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재배농민들은 우선적으로 정부가 수매물량을 늘려 생산비라도 건질 수 있게 해 줄 것을 바라고 있는 가운데 해를 걸러 되풀이되는 가격폭락을 막고 농민소득을 보장해주는 근본적인 수급조절 대책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